2015년 체결된 파리협정에 따라 세계의 주요국은 2050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물심양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2017년 스웨덴을 시작으로, 영국, 프랑스, 뉴질랜드 등 많은 선진국이 탄소중립을 법제화하였다. 미국 또한 2021년 12월에 바이든 대통령이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연방정부 차원의 행정명령에 서명하였고, 2022년 통과된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담긴 에너지 안보 및 기후변화 대응 예산이 약 3600억 달러에 달한다.
우리나라 역시 지난 4월 탄소중립·녹색성장 국가전략을 발표하고 탄소중립에 동참하고 있다.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에너지소비를 줄이고, 기술혁신을 통해 사회시스템의 효율성을 높여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한편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산림 및 바다 등 탄소흡수원을 통하여 이미 배출된 온실가스를 저장하는 것이다. 모두 아는 것처럼 나무는 자라면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데, 이러한 국가 내 산림에서 수확한 목재는 국제적으로 탄소 감축 실적이 인정되고 있다.
이렇듯 탄소를 숲에 많이 저장시키는 것이 중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산림을 잘 관리하여 탄소 흡수능력을 유지·증진하는 것이 핵심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나라 산림은 과거 빠른 녹화사업의 결과로 31년생 이상 고령 숲이 82%를 차지하고 어린숲은 얼마 없는 ‘저출산 고령화 숲’이 되어버렸다. 이 형태가 지속된다면 2020년 40.5백만tCO2이던 우리나라 산림 전체의 탄소 흡수량은 2050년에 13.9백만tCO2까지 감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이 문제를 해결하고 탄소중립을 달성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바로 목재 이용이다. 잘 가꾸어온 산림에서 목재를 수확하여 건축, 가구, 각종 목재 제품으로 활용하면 그 기간은 흡수된 탄소가 고정되는 효과가 있다. 바로 목재 제품이 탄소를 저장하는 탄소통조림 역할을 하는 것이다. 실제로 100㎡의 목조건축물은 13t의 탄소를 저장하고 있으며, 철근콘크리트를 사용하여 건축하는 것과 비교할 때 27t의 탄소 대체 효과가 있어 총 40t 규모의 탄소중립 기여가 인정된다.
우리나라는 산림이 63%로 OECD 국가 중에서 산림의 비중이 4번째로 많은 산림 국가이다. 산림이 가지고 있는 나무의 양 또한 1㏊당 165㎥로 OECD 평균을 훌쩍 넘는다. 그런데도 우리나라의 국산 목재 자급률은 15%에 불과하다. 험준한 산악지형, 산림경영에 필요한 임도 부족 등 다양한 문제점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들의 인식이다. 가치 있고 중요한 동식물이 사는 숲은 철저히 보전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농사를 짓는 것처럼 산림경영을 위한 숲은 목재로 이용하고 다시 어린숲을 키우는 것이 순리이다.
어떤 이는 왜 꼭 우리나라에 나무를 베어서 써야 하는지, 우리나라에서는 숲을 즐기고 필요한 나무는 해외에서 수입하면 되지 않냐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이 글을 읽는 독자 여러분께서는 만약 우리 집에 있는 가구가 해외에서 수입된 목재로 만든 것이 더 친환경적인지, 우리 목재로 만든 게 더 친환경적인지 고민해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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