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데이터 전문 기업 인피닉의 박준형 대표는 4일 ‘국방 AI 스타트업 포럼’에서 “국방 분야에서도 AI 서비스를 도입하기 위해선 양질의 데이터가 필요하다”며 “부족한 관련 데이터를 AI로 정교하게 실제처럼 만들어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한국경제신문 AI미래포럼(AIFF)과 한국국방연구원 국방데이터연구단이 주최한 이번 행사는 국내 유망 AI 스타트업 중 국방 분야에서 디지털 전환을 이끌 수 있는 업체를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한국IT서비스학회와 한국국방기술학회, 한국국방경영분석학회가 후원했다.
인피닉은 AI 관련 데이터 수집 및 가공 전문업체다. 차량 주변의 환경 정보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센서 기술 ‘센서 퓨전’, 데이터 생애 주기 관리 솔루션 ‘데이터 스튜디오’, 영상 데이터 민감정보 비식별화 솔루션 ‘하이디’를 개발했다. 박 대표는 "유·무인 전투기를 '센서 퓨전'로 유기적이고 원활하게 운영할 수 있고 적의 감시와 지휘 단계의 결정 과정에서도 AI가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연어 인지검색 솔루션 올거나이즈는 AI 기반 기업용 챗봇 서비스를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올거나이즈 이창용 팀장은 "보안 문제 때문에 군에서는 AI 챗봇 서비스를 사용하기 쉽지 않다"라며 "설치형(On Prem) 방식을 활용하면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양한 군 관련 문서를 학습한 AI가 정확한 정보를 신속하게 제공할 수 있다. 문서 찾기, 문서 요약, 문서 답변하기 등 다양한 방식으로 군에서도 AI 이용이 가능하다. 이 팀장은 "관련 문서를 업로드하고 20초 정도면 AI 챗봇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올거나이즈는 지난달 기업이 데이터 유출 걱정 없이 내부에서 AI 언어모델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솔루션인 ‘알리 LLM Ops’를 출시했다. '알리 LLM Ops'는 오픈소스 LLM(거대 언어모델)을 활용해 기업이 사내 구축형으로 LLM을 자유롭게 선택하고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민감한 개인정보를 다루거나 데이터 유출을 걱정하는 기업을 위해 출시됐다.
포티투마루도 LLM을 활용한 AI 서비스를 개발했다. 김동환 포티투마루 대표는 “챗GPT 같은 생성형 AI 서비스를 군에서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는 환각 현상(할루시네이션)과 비용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픈AI사의 최근 AI언어모델 GPT-4의 건당 비용은 약 1달러 정도로 한국군에서 1명당 하루에 1번씩만 사용해도 관련 비용이 6억원 정도 나올 수 있다는 것이 김 대표의 설명이다.
김 대표는 포티투마루의 질의응답(QA) 엔진을 활용하면 LLM의 환각 현상을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포티투마루는2018년 미국 스탠포드대에서 주관하는 글로벌 AI 독해 경진대회인 스쿼드 2.0에서 구글 AI팀과 공동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경량화된 LLM 모델을 이용하면 비용 부담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아크릴도 AI 전문 스타트업이다. AI 플랫폼(MLOps)인 '조나단'을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 박외진 아크릴 대표는 "최근 AI 관련 오픈 소스가 잇따라 나오면서 AI 서비스의 고도화 수준이 빨라졌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AI 서비스 개발에서 전문 인력, 관련 경험, 기술 수준이 부족했지만 최근에는 조나단 같은 AI 플랫폼 활용으로 관련 문제가 많이 해결됐다. 박 대표는 "군의 각 사단에서 적의 정보를 AI가 별도로 분석해 중앙으로 모와 AI를 고도화하고 이를 각 사단에서 다시 활용하는 방식으로 군 데이터 활용의 비효율성 문제도 해결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앞서 아크릴은 지난 3일 서울시 해외투자유치 전담기관인 서울투자청이 주관하는 2023년도 1차 'CORE 100' 기업에 선정됐다. 서울투자청은 해외에서 투자를 유치 받을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춘 스타트업 100곳을 선정해 지원하는 'CORE 100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아크릴은 베트남과 우즈베키스탄 등의 해외 기업과 디지털 전환 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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