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이 "공영방송으로서 한참 함량 미달"이라며 KBS 2TV 채널을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에 KBS가 "공영방송 길들이기"라는 입장을 밝혔다.
KBS는 4일 성명서를 통해 방송국 재허가 심사와 관련한 법률을 언급하면서 "방송의 자유와 공공성 및 공익성을 높이기 위하여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합의제 기관인 방송통신위원회가 객관적이고 공정한 심사를 통해 결정하게 되어 있다"며 "독립적이고 공정한 절차를 통하여 진행되어야 할 재허가 심사에 대하여, 신청서 제출 시점에 맞추어 과방위의 정부 여당 의원들이 공영방송 채널을 폐지하라는 내용을 담은 성명을 발표하는 것은, 방송통신위원회의 재허가 업무에 대한 강력한 압력을 가하는 것으로서, 독립 의결기관인 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국 재허가 업무에 대한 부적절한 간섭으로 비칠 수 있다"고 전했다.
방송국 재허가 심사는 방송법 제17조와 전파법 제34조에 근거하여 실시되고 있으며, 방송통신위원회는 “방송의 공적 책임ㆍ공정성ㆍ공익성의 실현 가능성”, “방송프로그램의 기획ㆍ편성 및 제작계획의 적절성”, “지역적ㆍ사회적ㆍ문화적 필요성과 타당성”, “조직 및 인력 운영 등 경영계획의 적정성”, “재정 및 기술적 능력” 등을 심사하여 결정한다.
KBS는 2023년 12월 31일 허가 유효기간이 만료되는 KBS 2D TV 등에 대한 재허가 신청서를 지난 6월 30일 제출했다.
KBS는 "2TV 폐지 주장과 함께 수신료 통합징수 금지를 위한 방송법 시행령 개정령안 추진과 연결되어, 정부와 여당의 입장이 이른바, '공영방송 길들이기'를 염두에 둔 일관된 구상에 의해 진행된 것이 아니냐는 합리적 의심을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생각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 과방위 소속 의원들에게 "의원님들의 이러한 성명서 발표는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진행되어야 할 방송통신위원회와 재허가 심사위원회의 심사 업무에 심각한 압력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깊이 이해하시고, 깊은 배려와 자제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국민의힘 과방위 위원들은 지난 3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말 예정된 방송통신위원회의 지상파 방송사업자 재허가 심사와 관련해 "국민이 외면하는 KBS 2TV를 조건부 재허가로 연명해주는 것은 국민의 수신료 낭비"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KBS가 이미 2차례 연속 재허가 심사 점수가 미달했다는 것을 새까맣게 잊고 있는 듯하다"며 "실제로 이대로라면 KBS 2TV 재허가 통과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맞서 민주당 전해철, 도종환, 고민정 의원 등은 '맞불'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실이 KBS 수신료 분리 징수를 권고한 지 3주 만에 방통위가 시행령 개정 절차를 졸속으로 밀어붙이고 있다"고 반박했다.
한편 방송통신위원회는 오는 5일 전체 회의에서 텔레비전 방송수신료(KBS·EBS 수신료)를 전기요금에서 분리 징수하는 내용의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할 계획이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