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드팩토 관계자는 “미국 신약벤처 아게누스가 소화기암 관련 유럽학회에서 공개한 임상 결과가 최근 투자자 커뮤니티에 공유되면서 주가가 급락한 것으로 보인다”며 “해당 임상은 간 전이가 없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메드팩토의 임상결과와 직접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간 전이가 있을 경우 환자의 예후가 나쁘다. 메드팩토의 전이성 대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은 간 전이가 있는 환자들이 대거 포함됐다는 설명이다.
아게누스는 지난달 소화기암 유럽종양학회(ESMO GI)에서 직접 개발 중인 2종류의 면역항암제 후보물질을 전이성 대장암 환자들에게 투약한 임상 1b상 결과를 발표했다.
항 CTLA-4 항체인 ‘보텐실리맙’과 항 PD-1인 ‘발스틸리맙’을 전이성 대장암을 포함한 다양한 고형암 환자에게 병용투여하기 위한 적정 용량을 찾기 위한 임상이었다. 면역항암제가 듣지 않아 미충족수요가 큰 현미부수체안정형(MSS) 환자들을 대상으로 했다.
아게누스가 발표한 중간결과에 따르면, 전이성 대장암 환자들에게서 확인된 객관적반응률(ORR)은 24%였으며,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mOS)는 20.9개월이었다. 표준치료법의 생존기간인 12.9개월 대비 개선된 결과를 보였다.
투자업계는 아게누스의 임상 결과와 메드팩토의 임상 결과가 비교되면서 메드팩토의 주가가 급락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메드팩토가 발표한 백토서팁과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미국 머크(MSD))의 1b/2a 병용 임상은 ORR 18.2%, mOS 17.3개월을 기록했다. 수치만 보면 아게누스의 숫자가 더 긍정적이다.
하지만 두 임상의 직접비교는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임상에 참여한 환자군이 달라서다.
아게누스는 임상 설계 단계에서 간전이 환자를 배제한 뒤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반면, 메드팩토에 따르면 임상 참여 환자 59명 중 간 전이 환자는 절반 이상이었다. 간 전이가 있는 환자들의 생존기간이 짧게 나타나기 때문에 두 임상 결과를 비교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전이성 대장암 환자 중 간 전이가 확인되는 비율은 30% 정도로 알려져 있다.
메드팩토의 주가가 하락한 것과는 별개로, 아게누스의 주가 또한 ESMO GI에서 데이터를 발표한 후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지난 달 8일 2.04달러로 고점을 지난 뒤 꾸준히 하락해 지난 3일 1.52달러로 장을 마쳤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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