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 국회의장이 4일 여야를 향해 “오는 15일까지 선거제도 협상을 마쳐달라”고 주문했다. 다음달 말까지 선거법 개정과 선거구 획정 절차를 마무리하고, 남은 임기 동안은 개헌 논의에 주력하겠다는 계획이다.
김 의장은 4일 국회 사랑재에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극한 대립과 갈등의 정치가 반복되는 핵심 원인은 승자독식 방식의 현행 선거제도에 있다”며 “여야 지도부가 책임 있게 각 당의 협상안을 마련하면 15일까지 충분히 합의를 이뤄낼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여야 협상이 종료되면 합의안을 제헌절(17일)에 정치개혁특별위원회로 이관해 본회의 의결 절차를 밟겠다는 입장이다. 선거법 개정 후 선거관리위원회가 선거구 획정안을 가져오고, 국회가 이를 의결하는 절차가 필요한 점을 고려하면 늦어도 다음달 말이면 모든 절차를 마무리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여야는 지난 4월 전원위원회를 시작으로 선거제 개편 협상을 이어가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힘이 당론으로 추진하고 있는 ‘의원 정수 30명 축소’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이 반대 의견을 고수하면서다.
김 의장은 선거제도 개편 이후 과제로 개헌을 꼽았다. 그는 “제헌절부터는 본격적인 개헌을 추진해 여당과 야당, 대통령과 우리 국민이 모두 동의할 수 있는 개헌안을 마련하겠다”며 “욕심을 부려서 다 고치겠다고 접근하기보단 국민적 공감대가 있는 최소한의 내용 중심으로 합의하면 정치적 부담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개헌 내용 중 하나로 김 의장은 여야 모두 추진 의사를 밝힌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포기’를 꼽았다.
윤석열 정부의 외교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 의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어려운 결단으로 한·일 정상 간 셔틀 외교가 회복됐다”며 “한·미·일 안보 협력의 방향으로 가고 있는 점은 잘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기존 소속 정당인 민주당이 정부의 외교 정책을 혹평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칭찬이다. 김 의장은 “다만 과거사 문제는 일본의 정치지도자들이 더 진솔한 사과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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