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우리 경제의 근간이자 일자리의 원천인 수출 확대를 경제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삼고 모든 역량을 쏟아부어야 한다”고 4일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수출을 늘리기 위해 기업의 투자를 가로막는 ‘킬러 규제’를 걷어내라고 장관들에게 지시하기도 했다. 기업을 옥죄는 규제를 과감하게 풀어 경제 활성화 목표를 이루겠다는 취지다.
윤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관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올해 하반기는 위기를 극복하며 한 단계 더 성장해 온 한국 경제의 저력을 보여줄 중요한 변곡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1년 동안 ‘건전 재정’과 ‘시장 중심 경제’라는 정부 정책 기조의 기틀이 잡혔고, 한때 6%대였던 물가상승률이 2% 수준으로 떨어진 만큼 앞으로는 수출 확대에 집중할 때라는 게 윤 대통령의 판단이다.
수출 확대를 위한 선결 조건으로는 규제 혁신을 제시했다. 윤 대통령은 “수출은 세계 시장을 향하는 것인 만큼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지 않는 제도와 규제를 선제적으로, 또 적극적으로 시정해야 한다”고 회의에 참석한 장관들에게 지시했다.
이어 “기업인들의 투자 결정을 막는 결정적 규제, 즉 킬러 규제를 팍팍 걷어내야 한다”며 “단 몇 개라도 킬러 규제를 찾아서 시행령 혹은 법률 개정을 통해 신속히 제거해 미래를 대비하고 성장동력이 되는 민간 투자를 촉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경제 활성화를 위해 정부도 역할을 하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기업”이라며 “기업을 불편하게 하는 수준을 넘어 투자를 원천 봉쇄하는 규제들이 있는데, 이런 규제를 걷어내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불법파업에 원칙 대응을 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윤 대통령은 “국민과 경제를 인질로 삼고 정치파업과 불법시위를 하는 사람들의 협박에 절대 굴복하지 않고 단호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3일 시작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총파업을 겨냥한 발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권 카르텔에 대한 비판도 이어갔다. 윤 대통령은 “공정하고 정당한 보상체계에 의해 얻어지는 이익과 권리가 아니라 자기들만의 카르텔을 구축해 이권을 나눠 먹는 구조는 철저히 타파해야 한다”며 “이권 카르텔은 지속적으로 국민을 약탈하는 것으로, 모든 공직자는 이와 맞서기를 두려워하거나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정 산업의 독과점 구조, 정부 보조금 나눠 먹기 등 이권 카르텔의 부당 이득을 제로베이스에서 검토해 낱낱이 걷어내야 한다”며 “공직자들은 올바른 국가관과 헌법관을 바탕으로 기득권의 저항과 싸워나가야 한다”고 지시했다.
이와 관련, 대통령실은 금융·통신산업의 과점체계, 과학기술 혁신을 가로막는 정부 연구개발(R&D) 나눠 먹기 등을 대표적인 기득권 세력의 부당 이득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또 재정준칙 도입을 위한 국가재정법 개정안 등 경제 체질 개선 및 민생 안정을 위한 법안이 국회에서 처리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장관들에게 당부했다.
도병욱/강경민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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