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尹 "정권 바뀐 지 1년…규제에 원전업계 아직도 빈사상태"

입력 2023-07-04 20:49   수정 2023-07-04 20:52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원전업계가 처한 상황에 대해 “정권이 바뀐 지 벌써 1년이 넘었는데 경남 창원에 있는 원전 부품업체들은 아직도 빈사 상태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기업 투자를 가로막는 ‘킬러 규제’와 함께 원전업계에 대한 선제적 발주·자금 집행을 가로막는 규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행사 참석자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관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원전 관련 업체들이 자금을 융통할 수 있게 정부가 미리 선제적으로 발주를 해서 제대로 돌아갈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그런데 한꺼번에 발주를 많이 하거나 자금을 미리 공급하면 규정에 어긋난다는 얘기를 공무원들이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한국수력원자력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2017년 건설이 중단된 신한울 3·4호기 관련 주기기 발주 계약을 지난 3월 체결했다. 한수원은 사업 초기 3년 간 계약액의 절반에 해당하는 1조4000억원을 먼저 집행하기로 했다.

이번 계약으로 두산에너빌리티와 460개 협력사에 일감이 공급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원전 생태계 일감을 신속하게 공급하기 위해 원래 30~37개월가량 소요되던 계약 검토기간을 8개월로 크게 단축했다.


하지만 원전업계에서는 탈원전이 지속된 지난 5년간 막대한 손실을 입은 만큼 계약된 일감을 납품한 후 실제 수익이 발생하기 전까지 선제적인 운영자금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에 대해 윤 대통령은 “(공무원들이)잘못된 게 있으면 고치고 제대로 돌아가게 해야지 소극적인 자세로 하면 되겠느냐”며 “좀 더 전향적인 자세로 확실히 헌법적인 가치를 추구할 수 있도록 바꿔야 한다”고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석열 정부가 전임 정부의 탈원전 기조에서 벗어나 ‘원전 르네상스’를 열려고 하는데 발주나 자금 집행 등 과정에서 여전히 몇몇 규제가 걸림돌이 되는 상황을 지적한 것”이라고 했다.

이날 윤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을 통해 “기업인들의 투자 결정 막는 결정적 규제, 킬러 규제를 팍팍 걷어내라”며 “단 몇 개라도 킬러 규제를 찾아서 시행령이나 법률 개정을 통해 신속히 제거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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