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을 대체하는 인공 감미료로 쓰인 아스파탐이 '발암 가능' 물질로 분류될 것으로 보인다.
5일 식약처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14일 아스파탐을 발암 가능 물질인 '2B'군으로 분류할 예정이다. 또 식품첨가물 전문가회의(JECFA)는 아스파탐의 안전 소비기준 발표를 예고했다.
IARC 기준이 항상 국내 기준에 절대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건 아니다. 앞서 IARC가 지난 2015년 소시지·햄 등 가공육과 붉은 고기를 각각 발암 위험물질 1군과 2A군으로 분류했을 때도 식약처는 검사를 진행했지만, 국내 기준에는 큰 영향이 없었다.
다만 IARC가 아스파탐을 발암 가능 물질로 분류할 수 있다는 외신 보도 이후 이에 대한 대응책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아스파탐이 발암 가능 물질로 분류되면 식약처는 이를 바탕으로 국민 섭취량 등을 조사하는 위해성 평가를 진행해 안전 관리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어떤 근거로 발암물질로 지정했는지 어떤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위해성 평가를 했는지 따져보겠다는 것. 관련 절차가 아직 남아 있는 만큼 국내에서 아스파탐 사용이 바로 금지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스파탐은 설탕의 200배 단맛을 낸다고 알려진 인공 감미료다. 최근 무설탕 음료와 캔디 등에 널리 쓰이고 있다. 지난 4일 식약처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된 중국산 김치 1737건의 84.5%인 1468건에 아스파탐이 원재료로 사용됐다.
식약처에 따르면 아스파탐의 사용 기준은 빵류, 과자 등은 5.0g/㎏ 이하, 시리얼류는 1.0g/㎏ 이하, 건강기능식품은 5.5g/㎏ 이하이지만, 김치 제품은 아스파탐 사용 기준이 없어 제조 시 필요한 만큼 사용할 수 있다.
중국업체가 김치에 아스파탐을 주로 사용하는 이유는 수입 과정에서 김치가 무르거나 너무 빨리 익어버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 때문으로 전해졌다. 국내에서 김치를 제조·판매하는 대상 종가집, CJ제일제당 비비고, 풀무원 등은 인공감미료 대신 매실농축액, 설탕 등을 사용한다.
아스파탐의 위해성 논란이 불거지자 국내 주류, 식품업계가 아스파탐 퇴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펩시 제로 3종(라임·망고·블랙)에 아스파탐을 소량 사용 중인데, 아스파탐 대체제 사용 여부를 두고 글로벌 본사와 관련 논의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막걸리 협회 역시 회원사들을 대상으로 식약처의 위해성 기준치를 공지하고 상황을 예의주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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