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과 같은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 또는 치료제의 성능을 높일 수 있는 실마리를 국내 연구진이 발견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기초과학연구원(IBS) RNA 연구단(단장 김빛내리 서울대 석좌교수)은 이런 연구성과를 내 관련 논문을 세계 3대 학술지 '셀'에 실었다고 5일 발표했다. RNA는 DNA의 복사본으로 아데닌, 구아닌, 시토신, 우라실 네 가지 염기 성분으로 이뤄져 있다. 기능에 따라 mRNA, 마이크로RNA 등으로 나뉜다.
연구팀은 사람에게 감염되는 500여 종의 바이러스 게놈 서열 정보를 모으는 것에서 연구를 시작했다. 이들 가운데 대표성을 띤 143종을 선별하고 이를 동일한 길이(130개 뉴클레오티드:염기-당-인산 결합체)로 잘라 3만여 개의 절편으로 만들었다. 그 다음 이를 플라스미드 형태로 암세포에 넣어 뉴클레오티드 서열이 RNA 안정성을 높이는 지 확인했다. RNA는 특성상 분해되기 쉬운데, 이를 방지할 수 있는지 점검한 것이다.
연구팀은 뉴클레오티드 서열 가운데 RNA 안정화와 단백질 증가 효과가 있는 16개 서열을 특정하고, 이 중에서도 가장 효과가 뛰어난 서열을 'K5' 서열로 이름 붙였다.
연구팀은 K5 서열이 'TENT4' 단백질을 이용해 RNA에 다양한 염기로 구성된 '혼합 꼬리'를 생성하고, 이 꼬리가 RNA 분해 속도를 줄여 안정성을 높인다는 점을 확인했다. mRNA 백신에 K5 서열을 넣어보니 mRNA가 안정화되고 많은 양의 단백질이 생성됐다는 설명이다. 나아가 K5 서열을 운반체(바이러스 벡터)에 넣었을 때 운반체의 유전자 전달 능력이 증가한다는 사실도 함께 발견했다.
연구팀 관계자는 "이번 연구로 다양한 바이러스들이 숙주 세포 안에 있는 TENT4 단백질을 이용해 혼합꼬리를 생성하면서 자신들의 RNA를 안정화시킨다는 점을 밝혔다"며 "K5 서열을 활용하면 mRNA 백신과 유전자 치료제의 성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TENT4 단백질 조절 메커니즘을 더 자세히 연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를 이끈 김빛내리 교수는 노벨상 수상에 근접했다고 평가받는 한국인 과학자 중 한 명이다. 2021년엔 이상엽 KAIST 특훈교수와 함께 한국인 최초로 영국 왕립학회 회원으로 선정됐다. 이번 연구 성과는 사이언스, 네이처와 함께 세계 3대 학술지로 불리는 '셀'에 실렸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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