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건설이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를 전면 재시공하는 ‘초강수’를 꺼내 든 것은 부실시공 사태가 회사에 미치는 평판 리스크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어서다. 이미 준공한 아파트에서도 잇따라 문제가 불거지면서 대표 브랜드인 ‘자이’의 존립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지난해 HDC현대산업개발의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사태’에 이어 부실시공 리스크가 잇따르면서 주요 건설사의 안전관리 시스템에 비상등이 켜졌다.
지난 4월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가 발생한 곳은 인천 AA13-1, 2블록 안단테 단지로 오는 10월 준공을 앞두고 있었다. 17개 동, 총 1666가구에 이르는 전체 단지를 재시공하는 데 드는 비용만 5000억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재시공 공사비뿐 아니라 철거비와 입주 지연에 따른 지체 상환금 등까지 감안한 비용이다. 전면 철거 및 재시공에 4년 이상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광주 서구에서 발생한 HDC현대산업개발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의 재시공 비용을 넘어설 것”이라며 “자재값과 인건비 등이 오르고 있어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국토교통부는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 관련 건설사고조사위원회의 조사와 현장 특별점검 결과를 공개했다. 위원회는 △설계·감리·시공 등의 부실로 인한 전단보강근 미설치 △붕괴 구간 콘크리트 강도 부족 등 품질 관리 미흡 △공사 과정에서 추가되는 하중을 적게 고려한 것을 주요 사고원인으로 지목했다. 철근을 누락하고 부실 콘크리트를 사용했다는 설명이다.
GS건설은 “보강근이 결여된 설계를 걸러내지 못한 채 같은 설계사에게 재검토를 의뢰하는 등 안일하게 대처했다”고 인정했다. 이어 “조경 시공 과정에서 토사를 다룰 때 기본 원칙을 지키지 못했거나 기타 실수를 저지른 점도 깊이 반성하고 동일한 실수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GS건설은 이달까지 전국 83개 현장을 점검할 예정이다.
평판 리스크가 회사 매출에 직격탄을 날릴 수 있다는 위기감도 커진다. GS건설의 건축·주택 부문 매출 비중은 지난해 75.9%에 달했다. 국내 건설사 중 주택 비중이 가장 높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서울을 제외하면 분양시장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상황”이라며 “강남 등을 중심으로 조합원의 자이 브랜드 기피 현상이 나타나면 상당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GS건설 주가는 ‘부실 공사’ 의혹으로 52주 신저가를 이어가는 중이다. 지난달 30일 1만8640원에 장을 마감하는 등 1월 3일 이후 처음으로 종가가 1만원대로 하락했다. 이날 종가는 1만8030원이었다.
이유정/서기열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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