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칼럼] 일본 엔저와 니케이 증시 상승, 전형적인 위험선호 현상

입력 2023-07-06 15:29   수정 2023-07-06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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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엔저와 니케이 증시 상승, 전형적인 위험선호 현상


최근 언론에서는 일반 투자자들의 일본 주식 매수 등 ‘일학개미’ 소식을 전하고 있다. 일본 대표 증시인 니케이 225지수는 33,000엔을 넘어 연초 대비 약 30% 급등했으며, 지수는 지난 1990년 버블 붕괴 이후 무려 33년여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반면 일본 엔화는 더욱 약세이다. 엔화는 미 달러화뿐만 아니라 유로화, 그리고 한국 원화에 대해서도 약세이다. 엔/원 환율은 최근 9.0원을 하회하여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다.

증시의 강세는 그만큼 엔화에 대한 선호가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엔화가 약세를 보인다는 점은 엔화가 매수보다 매도 압력이 높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는 주체가 다르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엔화를 매수해서 일본 주식을 사는 세력도 있지만, 반대로 엔화를 매도하여 해외 투자를 늘리는 세력도 있으며, 엔화 약세는 엔화 매도 세력이 더 우월하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양상은 전형적인 위험선호 현상이며, 엔화 매도를 통해 해외투자 수익을 높이는 유인인 캐리 트레이드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니케이 225지수와 엔 캐리 트레이드 수익 지수 (엔 캐리 트레이드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금리 수익과 환 차익)가 동일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일본 증시의 최고치 경신에도 불구하고 엔 캐리 트레이드 유인으로 엔화의 약세 압력은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위험선호 현상은 미국 등 주요국 증시의 상승과 그 동안 증시 조정의 배경이었던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의 금리인상 사이클 종료에 대한 기대, 그리고 향후 다가올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약해졌기 때문이다. 일본 증시 상승에 앞서 유로 증시도 최고치를 경신한 바 있고, 미국의 대표 기술주이 나스닥 지수도 연초 대비 30% 이상 급등했다. 미국 연준은 최종 목표금리에 가까워지고 있으며, 내년에는 금리를 인하한다고 전망한 바 있어 유동성이 다시 자산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 따라서, 현저하게 시장의 위험이 높지 않다면 일본의 초저금리를 통해 엔화를 조달하여 높은 금리의 자산, 혹은 위험자산에 투자할 유인 효과가 매우 높다.

다만, 이러한 현상은 장기간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다. 캐리 트레이드는 무엇보다 미국과 일본의 금리차를 통해 추구하는 전략인데, 하반기에는 미국의 금리인상이 종료되고 이에 따라 미 국채 장기금리의 하락이 예상된다. 일본은 너무 낮은 금리와 장기간 유지한 완화 기조로 인해 엔화 약세가 오히려 일본 경제를 약하게 만들고 있다. 자국 통화의 약세는 수입물가 상승으로 일본 경제의 구조적 문제인 물가하락, 즉 디플레이션을 개선시켜줄 수 있으나, 엔화 약세로 인해 경제주체들의 구매력을 떨어뜨려 소비와 투자를 저해하는 부작용도 있다.



블룸버그 컨센서스로 미국과 일본의 10년물 금리차의 전망치를 대입해보면 하반기에는 점점 축소될 것으로 나타난다. 이는 엔 캐리 트레이드의 유인이 약화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과거 경험적으로는 엔/원 환율이 장기 평균으로 10.7원 수준에서 1표준편차 하단이 8.9원 수준이었다. 이는 엔화가 약해질 만큼 약해진 수준이라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종합해보면 일본 니케이 증시 상승과 엔화 약세는 전형적인 위험선호 현상, 그리고 엔 캐리 트레이드 기대 효과가 컸기 때문인데, 하반기에는 미국과 일본의 금리차가 다소 좁혀지고 캐리 트레이드의 유인도 약해질 수 있다는 점을 참고할 필요가 있겠다. 엔화는 매우 저평가되어 있다고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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