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7월 07일 08:16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바디프랜드로부터 횡령·배임 혐의로 고발당한 사모펀드(PEF) 한앤브라더스 측 법률자문을 맡고 있는 법무법인 케이에이치엘(KHL)의 이해상충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1년 전까지 바디프랜드 회사의 법률자문을 제공해오다 돌연 올해 초 한앤브라더스를 대신해 바디프랜드 경영진에 대한 공격을 맡으면서다. 한 때 대법관 1순위까지 거론됐던 김현석 KHL 대표 변호사는 변호사협회 윤리위원회에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현재 한앤브라더스의 최대주주인 한 모 회장과 주요 임원인 양 모씨 등 주요 인사의 법률 자문을 맡고 있는 법무법인 KHL의 김현석 대표 변호사(사진)는 최근 서울지방변호사회로부터 조사위원회 참석을 통보받았다. 변호사회는 이해상충 문제와 관련해 바디프랜드로부터 지난 6월 진정서를 받아 이사회 논의 끝에 김 변호사를 조사위원회에 회부하기로 결정했다.
업계에 따르면 김 변호사는 지난해 4월부터 1년간 바디프랜드 법인에 법률자문을 제공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자문료로 총 2억2000만원을 일시에 수령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계약 만료가 도래하지 않은 올해 2월 돌연 바디프랜드 측에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동시에 한앤브라더스의 자문을 맡아 한 회장 등 한앤브라더스 인사에 대한 법률자문과 바디프랜드의 경영진 및 이사회에 대한 형사 고소 등을 전담하고 있다. 한앤브라더스 및 한 회장의 이력과 관련한 언론보도에 대한 대응업무도 맡고 있다.
법조계에선 바디프랜드 자문계약을 맡아 회사의 영업과 관련한 비밀 등을 면밀히 살필 수 있었던 김 변호사가 계약 만료 이전 회사 경영진과 이사회를 공격하는 측에 선 것은 변호사 윤리 위반 소지가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 변호사는 사실상 1인 로펌인 KHL의 창업자다. 서울대 법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제30회 사법시험을 합격한 뒤 사법연수원을 20기로 수료했다. 이후 판사의 길을 걸어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까지 지내다 2019년 법원을 떠났다.
김 변호사는 현재 남양유업을 두고 한앤컴퍼니와 분쟁 중인 홍원식 회장과 테라·루나 폭락 사태와 연루된 신현성 전 차이코퍼레이션 대표의 변호를 맡고 있다. SK그룹 최태원 회장의 이혼 사건에서 최 회장을 대리하는 등 화제가 된 사건들을 도맡았다. 현재 서초동 부티크(독립계) 로펌중 가장 많은 수임료를 받는 로펌으로도 꼽히고 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김 변호사는 지금까지도 차기 대법관 1순위로 꼽히는 데다 대형로펌들의 러브콜도 계속 이어지는 명망있는 인물"이라며 "논란을 감수하면서까지 한앤브라더스 수임을 맡은데 대해 법조계에서도 이해가 안간다는 반응이 나왔다"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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