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장조사회사 유로모니터는 지난해 한국 일본 중국 등 아시아 주요 뷰티 시장의 트렌드를 조사해 6일 발표했다. 유로모니터는 물가가 고공행진하자 유통사들이 저가 자체브랜드(PB) 화장품을 잇달아 출시하면서 시장을 견인한 것을 첫 번째 특징으로 지목했다.
한국의 다이소 PB 화장품이 대표적인 사례다. 네이처리퍼블릭, 클리오 등 인기 뷰티 브랜드들은 최근 수년 새 다이소와 손잡고 전용 PB 제품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다이소는 모든 제품 가격을 5000원 밑으로 책정하는 게 원칙인 만큼 이들 화장품 가격도 5000원을 넘지 않는다. 일본에서는 편의점 로손, 중국에서는 생활용품 기업 미니소에서 저렴한 화장품을 내놓고 있다. 2010년 이후 태어난 알파세대가 가성비 화장품 시장의 주요 소비층이란 게 유로모니터의 설명이다.
이와 동시에 립스틱 향수 핸드크림 등은 럭셔리 브랜드를 선호하는 흐름도 강해졌다. 한국은 주요 아시아 국가 중 스몰럭셔리 시장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전체 시장 규모가 전년 대비 26% 불어난 5억6700만달러(약 7300억원)로 집계됐다. 일본은 4억3300만달러(약 5600억원)로 20% 성장했고, 중국은 20조4180만달러(약 2조6600억원)로 13% 감소했다.
한·중·일 뷰티산업이 모두 새 국면을 맞고 있다는 점도 주요 흐름으로 거론했다. K뷰티는 미국 인도 유럽 등 새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리브랜딩에 나섰다. J뷰티 기업들은 단순 기능성 화장품을 넘어 뷰티테크 브랜드로 탈바꿈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대중적인 이미지가 강했던 C뷰티는 프리미엄화를 지향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유로모니터는 스킨케어의 범위를 입술 두피 잇몸까지 넓힌 스키니피케이션(skinification)도 눈에 띄는 흐름이라고 밝혔다.
후양 유로모니터 헬스&뷰티 아시아 인사이트 매니저는 “가성비 제품과 더불어 ‘립스틱 효과’로 불리는 스몰럭셔리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며 “야외활동이 재개되며 프리미엄 색조·향수 제품을 찾는 소비자도 늘었다”고 말했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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