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이달 1일분부터 난임시술비 지원 시 소득 기준을 없애기로 했다고 6일 발표했다. 지금까지는 가구소득이 중위소득의 180%(2인 기준 622만1079원) 이하인 경우에만 시술비를 지원받을 수 있었다. 또 신선배아 시술은 10회까지, 인공수정은 5회까지 등 횟수 제한이 있었는데 앞으로는 총 22회까지 원하는 시술을 받을 수 있게 허용하기로 했다.
정부가 난임시술 지원 사업의 주체를 중앙정부에서 지난해 지방자치단체로 넘기면서 각 지자체는 잇달아 소득 기준을 없애고 있다. 경상북도는 작년 7월부터, 대구시는 올해 1월부터 소득 기준을 폐지했다. 서울은 세 번째로 소득 기준을 없앤 지자체다. 다른 지역은 종전처럼 중위소득 180% 이하에만 지원한다.
소득 기준이 없어지면 대상자가 늘어나는 만큼 관련 예산을 더 확보해야 한다. 서울시도 최근 서울시의회가 1차 추경안에서 105억원어치 예산을 통과시킨 덕분에 소득 기준을 없앨 수 있었다.
초혼 연령이 상승하면서 난임 부부 수는 갈수록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난임 시술받는 인원은 2019년 12만3322명에서 2021년 12만3999명으로 늘었다. 서울시에선 같은 기간 4만6778명에서 5만3053명으로 증가했다.
서울시는 내년부터 난자 냉동시술 지원도 시행할 계획이다. 아이를 낳는 시기가 갈수록 늦어지는 가운데 ‘한 살이라도 어릴 때’ 난자를 냉동해뒀다가 추후 아이를 원할 때 사용하려는 여성이 늘어나고 있어서다. 서울시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난자 냉동 첫 시술비의 절반까지(최대 200만원) 지원할 예정이다.
다만 난자 냉동시술 지원 대상에 ‘소득 기준’을 넣어야 하느냐를 놓고 진통이 있다. 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난임 대책 컨트롤타워를 맡고 있는 복지부는 중위소득 180% 이하 등에만 지원하는 게 옳다고 보고 있다”며 “소득과 무관하게 난자 냉동을 지원하려면 추가 예산이 필요하다”고 했다.
서울시는 이와 관련, 손해보험협회 사회공헌협의회에서 연 30억원 규모 기부금을 3년 동안 받아서 관련 비용을 충당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손보협회 측에서 먼저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보협회 관계자는 “8월 말께 서울시와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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