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근무 형태가 바뀌자 단체급식 업계에서 ‘효율화’가 최대 이슈로 떠올랐다. 단체급식 사업장에서 고객들이 식사를 하는 빈도와 시간대가 다양해졌고, 급식이 기업 복지의 일환으로 여겨지면서 독특한 메뉴, 맞춤형 메뉴 수요가 더욱 늘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요구에 맞추려면 단체급식업체는 인력과 설비를 확충하거나 메뉴 제조 시스템을 바꿔야 하는 상황이다. 현대그린푸드는 2020년 준공한 전처리 공장 ‘스마트 푸드센터’를 통해 변화한 환경에 대응하고 있다.
엔데믹 이후 이 시설은 현대그린푸드의 단체급식사업 경쟁력을 높였다. 조리 공정의 상당 부분을 스마트 푸드센터에서 해결하면서 사업장에서는 적은 인원으로 다양한 메뉴를 공급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현재 하루에 800여종의 메뉴를 선보이며 슈바인학센, 트러플 자장면 등으로까지 급식 메뉴를 확대했다.
현대그린푸드는 반조리 식품을 활용해 차별화된 메뉴를 개발했다. 이날 찾은 스마트 푸드센터에서도 제육볶음, 마라샹궈 등을 반조리 상태까지 만드는 과정을 볼 수 있었다. 고기와 양념 500㎏은 진공 텀블러에서 자동으로 섞인 뒤 포장팩에 담겼고 품질 관리자는 엽채류를 광학 카메라에 통과시키면서 이물질이 묻은 부분을 걸러냈다. 기존에는 조리원들이 대형 주걱으로 고기와 양념을 섞고 눈으로 채소의 상태를 관찰해야 했다.
반조리 식품을 활용하면 제공 가능한 메뉴의 종류가 큰 폭으로 늘어난다. 현대그린푸드는 반조리 식재료 덕분에 부채살트러플자장면, 모둠그릴파히타, 슈바인학센 등 외식 트렌드를 반영한 메뉴를 단체급식 사업장에 제공할 수 있었다. 현대그린푸드가 취급하는 메뉴 중 반조리 식품을 활용한 메뉴는 공장 가동 첫 해 5%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25%까지 올라왔다.
현대그린푸드 관계자는 “각 사업장의 조리원들은 식재료 조달이나 조리 시간, 인력 수급에 대한 걱정 없이 스마트 푸드센터에서 공급한 반조리 식품을 가열하거나 옮겨담기만 하면 된다”며 “올해 안에 반조리 식품을 활용한 메뉴 비중을 50%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급식업체를 둘러싼 환경도 나쁘지 않다. 하희지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외식 물가 상승으로 구내식당 급식 수요가 늘었고 기업에서는 복지 차원에서 급식 수준을 상향하면서 식단가도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그린푸드는 꾸준히 생산 가능 품목과 생산량을 늘린다는 전략이다. 하루 생산 가능 품목 수는 공장 준공 첫 해 340개에서 현재 800개까지 다양해졌다. 생산량 또한 공장 준공 첫해 1400t에서 올해 1만500t으로 3년만에 열 배 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상반기에만 전년 동기 대비 25% 늘어난 4500t을 생산했다.
한경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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