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위 '청담동 술자리'가 벌어졌다는 장소로 지목된 음악 카페의 주인이 '시민언론 더탐사'를 상대로 5억원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낸 가운데, 국회에서 해당 의혹을 적극적으로 알린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여론의 도마에 오르는 모양새다. 국민의힘은 "더탐사와 부화뇌동한 김 의원은 언제 책임질 거냐"고 쏘아붙였다.
신주호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은 이런 제목의 논평을 내고 "더탐사는 지난해 10월 의혹을 제기했고, 김 의원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게 관련 의혹을 제기하며 허위 녹취록까지 재생했는데, 해당 의혹은 모두 거짓으로 드러났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신 부대변인은 "거짓을 바탕으로 국민 선동을 자행하는 행태는 끊일 줄 모르고 이어졌으나, 진정한 사과나 반성은 없었다"며 "이에 한 장관이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하자, 김 의원은 '한 장관 덕분에 후원금을 채웠다'며 '한동훈 땡큐'라는 어처구니없는 태도를 보였다"고 전했다.
그는 "더탐사는 온갖 가짜뉴스를 유포하는 것은 물론, 이태원 참사 희생자 명단을 공개하며 떡볶이를 판매하기 위한 먹방까지 일삼은 유사 언론"이라며 "돈이 된다면 어떤 일이라도 가리지 않고 자행하며 수많은 거짓 의혹을 제기한 더탐사, 이와 부화뇌동해 국회의원의 신분을 잊은 채 가짜뉴스를 유포한 김 의원의 책임은 막중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그 이후로도 가짜뉴스만 퍼뜨리다 사실상 대변인직에서 면직됐을 뿐이다. 더탐사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가 받아들여진다면, 김 의원은 막중한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며 "더탐사는 여전히 해당 의혹과 관련된 영상을 게시해놓고 조회수를 높이는 중이다. 최소한의 양심이 존재한다면, 영상을 내리고 해당 의혹 당사자들에게 사과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서 카페를 운영 중인 가수 이미키(예명) 씨는 지난달 13일 법률대리인을 통해 소위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제기한 더탐사 강진구 대표와 소속 직원 3명을 상대로 동영상 삭제 및 5억5000만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앞서 김 의원은 지난해 10월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 출석한 한 장관을 향해 청담동 술자리 의혹에 대해 공개 질의한 바 있다. 그러나 술자리 의혹의 제보자인 첼리스트가 경찰 조사에서 "전 남자친구를 속이기 위한 거짓말이었다"고 밝히면서 해당 의혹은 가짜 뉴스로 판명이 났다.
김 의원 측에 관련 자료를 제공한 더탐사는 이 씨가 운영하는 카페를 '청담동 술자리' 장소로 특정하고 보도했다. 카페 모습을 모자이크 처리하면서 더탐사는 "가수 이 씨가 운영하는 술집"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 씨는 이후 "'청담동 술자리 의혹'의 장소라는 허위 사실로 인해 명예가 훼손당하고 매출이 감소하는 등의 피해를 봤다"면서 해당 채널 측에 정정보도 등을 요청했다. 하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올해 1월 '게시물 삭제 및 게시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재판장 박범석)는 지난 3월 "이 사건 방송은 그 내용이 진실이 아니거나 진실이라고 인정할 만한 합리적이고도 타당한 근거가 없이 한 언론보도라고 판단된다"며 청담동 술자리 의혹 관련 영상을 삭제하지 않을 경우 위반행위 1회당 500만원씩 이 씨에게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한편, 청담동 술자리에 동석했다는 의혹을 받은 한 장관은 지난해 말 김 의원과 더탐사 관계자, 제보자에 대해 허위 사실 유포 혐의로 경찰에 고소하고 법원에 10억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현직 법무부 장관이 이런 법적 다툼을 벌이는 게 맞는 건지는 한번 되돌아보길 바란다"고 대응 의사를 밝혔다. 이후에는 한 장관 고소 덕분에 후원금을 모두 채웠다며 "한동훈 장관 땡큐다, 생각했다"고 비꼬기도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