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켐바이오 알테오젠 등 1세대 바이오기업이 어려워진 투자환경 속 알짜 '후배기업'을 돕기위해 만든 펀드가 첫 투자를 실행했다. 전문 항체신약개발기업 아이엠바이오로직스가 그 주인공이다.
10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IBK-솔리더스 바이오 투자조합’은 지난달말 아이엠바이로직스에 10억원을 투자했다. KB인베스트먼트,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등도 지난 5월에 투자를 집행해 지난 두달간 아이엠바이오로직스의 총 투자유치금액은 약 140억원에 달한다.
레고켐바이오 알테오젠 수젠텍 펩트론 등 바이오기업 네 곳과 기업은행은 지난 4월 이 투자조합을 결성했다. 기업은행이 100억원을 출자하고 1세대 바이오기업들과 한국투자증권, 충남대기술지주 등이 공동 출자한 펀드다. 바이오 전문 벤처캐피탈(VC)인 솔리더스인베스트먼트가 펀드 운용을 맡았다. 1세대 바이오기업들이 경기침체와 각 국의 긴축 재정으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 바이오기업을 돕기 위해 직접 출자에 참여하면서 당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아이엠바이오로직스는 류머티즘 관절염 등 자가면역질환 치료에 필요한 세계적인 이중항체 기술을 가지고 있다. 이중 항체란 두 개의 항원(병원균)을 한꺼번에 잡는 항체를 의미한다. 보통 항체는 하나의 항원과 결합하지만 하나만 잡아선 치료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치료 효율을 높이기위해 이중 항체 기술이 개발됐다.
이 회사는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원인이 되는 'TNF-알파'(항원)와 면역세포의 과도화에 작용하는 'OX40L(항원)'을 모두 잡는 항체 기술을 가지고 있다. 아이엠바이오로직스는 지난달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자가면역질환 치료에 필요한 이 기술 ‘IMB-101’에 대해 임상 1상 시험계획서(IND)를 제출했다.
현재 이와 비슷한 기술을 가지고 있는 곳은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가 유일하지만 엄밀히 이중항체가 아닌 나노바디 형태여서 아이엠바이오로직스가 임상에 성공한다면 더 경쟁력이 있다는 게 펀드 측 설명이다.
하경식 아이엠바이오로직스 대표는 "낙타 유래 항체인 나노바디 기술을 활용하는 사노피보다 기본적으로 사람에 대한 안전성이 검증된 우리의 이중항체 기술이 더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 대표는 HK이노엔(옛 CJ헬스케어) 바이오부문장 시절 이 기술 개발을 주도했으며 당시 연구진을 주축으로 2020년 이 회사를 창업했다.
이 회사의 또다른 차별화된 기술은 항암치료제에 쓰이는 IgM 기반 항체 기술이다. 우리 몸속에 외부 인자가 침입할 경우 가장 먼저 인식하는 항체가 IgM항체다. 대부분 신약 개발용 항체 플랫폼에 쓰이는 IgG항체는 항원을 잡는 부위가 2개다. 하지만 IgM항체는 10개로 결합력이 더 높다. 다만 IgM항체는 채내에서 빨리 분해돼 사라지는 단점이 있다. 아이엠바이오로직스는 체내에서 빨리 분해되지 않는 IgM항체 기술을 개발해 항암치료제에 활용할 전망이다.
하 대표는 “기존 자가면역질환 치료제가 염증성 사이토카인을 억제하는 데 국한됐지만. 우리는 거기에 면역세포도 같이 조절하기 때문에 더 우수하다"며 "원숭이를 상대로 한 임상시험에서 '블록버스터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인 휴미라보다 더 우수한 효능을 보인다는 것을 자체적으로 입증했다"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파트너를 발굴해 혁신 신약을 개발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펀드측은 하반기에도 알짜 바이오기업을 물색해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이 기사는 2023년 7월 7일 17시28분 온라인 <한경 BIO Insight>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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