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은 세계 최대 리튬화합물 생산업체인 칠레 SQM과 리튬 장기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고 7일 발표했다. 2029년까지 7년간 10만t 규모의 수산화리튬과 탄산리튬을 공급받기로 했다. 고성능 순수 전기차 200만 대 이상에 들어가는 배터리를 제조할 수 있는 양이다. 리튬 단일 구매 계약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 회사와 2020년 리튬 장기 구매 계약을 맺었다가 이번에 다시 공급 물량을 세 배로 늘렸다. 급증하는 글로벌 배터리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업계 관계자는 “고성능 전기차에 들어가는 하이니켈 배터리용 수산화리튬뿐 아니라 보급형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에 주로 쓰이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용 탄산리튬도 대규모로 공급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QM은 미국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인 칠레와 호주 등에 광산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서 캐낸 리튬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배터리 핵심 광물 세부 요건도 충족할 수 있다. 북미 지역에서만 8개 생산 공장을 가동 중이거나 짓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은 SQM으로부터 확보한 리튬 상당 부분을 북미 공장에 공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날 2분기 잠정 실적도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73% 증가한 8조7735억원으로 집계됐다. 종전 최대였던 올 1분기(8조7471억원)를 소폭 웃돌았다. 영업이익은 611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12.7% 급증했다. 미국 내에서 생산·판매한 배터리 셀과 모듈에 보조금을 주는 IRA에 따른 세액공제 관련 금액(1109억원)도 포함됐다. 올 상반기에만 작년 한 해 영업이익(1조2137억원)을 뛰어넘었다.
다만 2분기 영업이익은 시장 추정치(6822억원)엔 미치지 못했다. 전 세계 금속 가격이 오르면서 배터리 제조 원가도 상승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업체들은 완성차 업체와 판매가 연동 계약을 맺고 있어 제조 원가가 올라도 전체 연간 실적엔 큰 타격이 없다”며 “LG에너지솔루션은 이 원가 전가율이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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