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의 이번 결정으로 어퍼머티브 액션을 둘러싼 논란이 아주 종식되지는 않을 것이다. 또한 미국이 고등교육에서 공정성을 추구하는 걸 포기해야 한다는 의미도 아니다. 이번 결정을 계기로 미국의 대학 입시 과정을 철저히 재검토해야 한다.
누구에게나 동등한 기회를 제공하고, 그 누구에게도 특혜를 주지 않는 게 공정성이다. 그런데 현재 미국 명문대 입시에는 특혜가 만연해 있다. 특히 기득권층에 유리하다. 미국인들은 소수인종 우대뿐만 아니라 이 같은 일부 계층에 적용되는 특혜에도 반대하고 있다.
입학자 중 평균 14%를 차지하는 졸업생 자녀가 가장 큰 문제로 꼽힌다. 부모 중 한 명이 하버드대 출신인 지원자가 소수인종일 가능성은 매우 낮았고, 입학할 가능성은 상당히 컸다. 이른바 레거시 입학(동문 자녀 입학 우대 정책) 해당자 가운데 41%는 연 소득 50만달러(약 6억5000만원) 이상인 가정 출신으로 나타났다. 미국 상위 1%, 입학자 중 상위 15%다. 이보다 더 확실한 우대는 없어 보인다.
대학 입시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평균적으로 저소득·저학력 가정의 자녀들은 또래보다 대학에 진학하거나 양질의 일자리를 얻기 위한 준비를 하기 어렵다. 불우한 환경의 학생들은 성공할 수 있는 자질을 갖췄다고 해도 공정한 기회를 누리지 못한다. 기부자 자녀를 위한 전형을 유지하면서 불평등을 완화할 방법을 찾는 대학도 나온다. 완전한 기회의 평등을 구현하지는 못해도, 기회의 문을 열어줄 수는 있다. 대학들이 여러 방법을 고려해 보길 바란다.
이 글은 영어로 작성된 WSJ 칼럼 ‘After Affirmative Action, End Legacy Preferences’를 한국경제신문이 번역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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