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액의 가상자산(코인) 보유 및 거래 논란으로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남국 무소속 의원이 8일 "가난 코스프레 한 적도 없다"고 작심 호소한 가운데, "3만7000원 주고 산 운동화에 구멍이 났다"던 그의 과거 발언이 재조명되고 있다.
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가상화폐 투자가) 무슨 불법자금 투자네, 미공개정보 투자네, 대선자금 세탁이네 하는 것들은 모두 터무니없는 허위 사실이고, 근거 없는 정치 공세"라면서 이렇게 주장했다. 그는 "정말 진심을 다해서 진정성 있게 일했다. 동네 주민 한분 한분 모두 본다는 생각을 부지런히 다녔다"고도 했다.
"가난한 척을 한 적 없다"는 김 의원의 작심 호소가 나오자 온라인상에서는 그의 과거 발언이 다시 화제를 모았다. 김 의원은 그간 각종 방송이나 유튜브 채널 등지에서 "매일 라면만 먹는다", "3만7000원 주고 산 운동화에 구멍이 났다", "김남국 후보에게 100만원은 절박함이다" 등의 발언을 한 바 있다.
또 지난해 11월 말에는 지지자들을 향해 "후원금이 텅텅 비었다", "국회의원이라고 호텔에 가서 잔 적 없다. 저렴하고 깨끗한 모텔만 이용한다", "모텔에서 보좌진이랑 셋이서 잤다"면서 후원을 호소하기도 했다. 그의 읍소가 통한 걸까.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022년 김 의원은 3억3014만원을 모금하는 데 성공, 전체 국회의원 가운데 1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에 국민의힘에서는 명백한 '가난 코스프레'라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지난 5월 논평에서 "국민들은 60억 상당의 코인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구멍 난 저가 운동화'를 신는다고 하고, '한 푼 줍쇼'라며 눈물겹게 후원금을 구걸하며 보여준 약자 코스프레의 이중성에 입을 못 다물고 있다"고 쏘아붙였다.
전주혜 원내대변인도 논평에서 "국회의원이라고 호텔에서 잔 적이 없다, 신발은 구멍 난 3만7000원짜리 운동화를 신는다는 김 의원은 본인의 말처럼 집은 막 30억, 40억 아파트에 사는데 가방은 다 낡은 가방을 들고 다니고 이제 그런 콘셉트 버려야 된다"고 꼬집었다.
이때도 김 의원은 "김건희 여사가 3만원짜리 슬리퍼를 사면 '완판녀'고 김남국이 3만원짜리 운동화를 신으면 '서민 코스프레'가 된다"면서 여당의 '정치 공세'라고 일축했다. 그는 "평생을 검소하게 절약하며 살았던 모습들이 결국은 위선이었는지 스스로를 돌아봤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서민 코스프레했다는 비판에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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