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7월 10일 11:19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폐기물 신재생 업체 세명테크 매각이 난기류를 만났다. 출사표를 냈던 대형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이 본입찰 직전 인수 전열에서 이탈하면서다. 앞선 예비입찰의 흥행으로 매각 기대가 높았지만 대형 운용사들이 빠지면서 변수가 생겼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화이트웨일그룹자산운용(WWG운용)과 주관사 삼일PwC가 진행하는 세명테크 매각전이 본입찰을 앞두고 분위기가 급변하고 있다. 예비입찰에 참여했던 후보들이 대거 이탈에 나선 탓이다.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PE)에 이어 IMM인베스트먼트와 스톤브릿지캐피탈이 본입찰에 불참하기로 결정했다.
소트리스트(적격예비인수후보) 중 절반이 이탈한 셈이다. 앞서 쇼트리스트엔 이들 세 곳과 어펄마캐피탈, 태경에코-아주IB투자, 종근당 계열사인 경보제약 등 6곳이 포함됐었다. 굵직한 PEF 운용사들이 이름을 올리면서 흥행이 점쳐지기도 했다.
유력한 인수 후보였던 IMM인베의 불참 소식은 후보들 사이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다. IMM인베는 세명테크 매각 예비입찰에서 후보들 중 가장 높은 가격을 써낸 후보다. 다른 후보와 꽤 차이가 벌어지는 수준으로 전해졌다. 인수에 강한 의지를 드러내면서 다른 후보들 사이엔 "세명테크 매각이 사실상 IMM인베의 독주로 굳혀지는 것 같다"는 언급이 나오기도 했었다. 하지만 IMM인베는 결국 내부적으로 더 우선순위에 두고 있는 인수합병 건에 역량을 집중하기로 결론낸 것으로 전해졌다.
매각 측의 높은 기대치도 후보들의 막판 인수 의지를 꺾은 요인으로 거론된다. 폐기물 신재생 업계는 최근 수년간 큰 관심을 받으며 높은 몸값을 인정받아왔다. 예상 기업가치로 800억원에서 최대 1000억원이 거론됐지만 매각 측의 기대는 더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WWG운용은 거래 형태와 펀드 수익률, 시장의 관심 등을 감안해 어펄마캐피탈이 지난 1월 인수한 광진화학 거래 배수보다는 높을 것으로 기대해왔다. 광진화학 거래액은 2630억원으로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멀티플 15배를 책정받았다. 이를 단순 대입하면 세명테크 기업가치는 약 1300억원 수준이다. 세명테크는 작년 86억원의 EBITDA를 냈다.
대형 PEF 후보들이 대거 이탈하면서 이번 M&A는 PEF 간 경쟁에서 전략적투자자(SI)와 재무적투자자(FI) 간 경쟁으로 변모하게 됐다. 남은 PEF는 어펄마캐피탈이 유일하다. 세명테크 매각 본입찰은 당초 지난주로 예정돼 있었지만 이달 20일로 일정이 연기됐다.
2000년 설립된 세명테크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를 제조할 때 발생하는 각종 폐기물을 수집·운반·처리하는 신재생기업이다. 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폐구연산이나 폐황산 등 폐산과 폐흡수제(DOP), 폐알칼리 등 폐화학물 등을 처리하고 수거해 재활용 제품을 생산한다. 작년 매출 205억원, 영업이익 65억원을 기록했다.
하지은 기자 hazz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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