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7월 10일 11:43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상반기 코스피·코스닥 시장에 기업공개(IPO) 절차를 밟고 있는 기업 중 7개 중 한 곳은 2차전지와 관련된 기업으로 나타났다. 삼성SDI와 에코프로그룹 등의 주가가 오르고 기관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2차전지 분야가 IPO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평가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월~6월)에 상장 신청서를 제출한 54개(스팩 제외) 기업 가운데 2차 전지와 관련된 기업은 8곳으로 집계됐다. 바이오(8곳)기업과 함께 가장 많은 수가 한국거래소의 문을 두드렸다.
올해에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에이아이코리아·신성에스티·유진테크놀로지·메가터치·에이텀·이닉스·케이엔에스 등이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했다. 이중 기업가치가 최대 3조원으로 거론되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지난 4월 개최한 투자설명회(NDR)에 해외 기관투자자들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2차전지 소재 뿐만 아니라 관련 장비 기업들에도 투자금이 몰리고 있다. 2차전지 장비 기업인 필에너지는 최근 진행한 일반청약에서 15조원의 증거금을 모았다. 이 회사는 기관 경쟁률이 1800 대 1을 돌파하면서 최종 공모가격을 희망공모가 범위의 상단을 초과한 3만4000원으로 결정했다.
벤처캐피탈(VC)도 2차전지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추세다. 반도체 전문 VC BNW인베스트먼트는 작년부터 2차전지 업종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IB업계 관계자는 “작년 고평가 논란이 일었던 WCP가 공모가를 넘어서면서 2차전지 기업에 대한 평가가 달라졌다"며 "2차 전지 분야는 성장성도 높고 IPO나 인수·합병(M&A)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기 쉬워 투자자들이 선호한다”고 말했다.
반면 바이오 기업 상장은 작년 11곳에서 올해 8곳으로 줄어들었다. 한국거래소와 금융감독원에서 적자 기업에 대한 기업 심사를 까다롭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1호 특례상장기업인 셀리버리가 ‘의견거절’을 받고 상장폐지 기업이 나오자 금융당국은 바이오 기업에 대한 심사 허들을 높였다. 이와 함께 2021년 하반기부터 바이오벤처 업계가 침체하면서 상장하는 기업 수 자체도 적어졌다.
IB업계 관계자는 "IPO 시장은 주식 시장에 큰 영향을 받기 때문에 당분간 2차전지와 반도체 관련 업종의 상장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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