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공공병원이나 교정 시설에서 일하는 '의사 공무원'을 뽑을 때 민간 병원 수준의 연봉을 지급할 수 있게 된다. 공무원이 9급에서 3급 간부로 승진하는 최소 기간도 지금보다 5년 빨라진 11년으로 바뀐다.
김승호 인사혁신처장은 10일 이런 내용을 담은 ‘제2차 부처 인사 유연성·자율성 제고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각 부처가 자율적으로 민간의 우수 인재를 영입할 수 있도록 공무원 인사제도를 개선하는 게 골자다.
각 부처가 서기관(4급) 이상의 임기제 공무원을 뽑을 때 '연봉 상한'을 두지 않아도 된다. 민간 병원보다 처우가 열악해 임용에 애를 먹던 공공의료부문과 우주·항공, 정보기술(IT) 등 정부가 육성하는 전략산업 분야에서 민간의 우수 인재를 보다 쉽게 임용할 수 있게 된다. 지금까지는 '영입 인재'에게 기본연봉의 150%(의사는 200%) 이상을 주려면 사전에 인사처와 협의해야 했는데, 이 과정도 없애기로 했다.
우수한 공무원이 근무 연차와 상관없이 승진할 수 있도록 9급에서 3급까지 도달하는 최저연수도 11년으로 앞당기기로 했다. 현재 공무원 인사제도에선 9급에서 1년 6개월 이상 근무해야 8급으로 승진할 수 있고, 8급→7급 및 7급→6급은 2년), 6급→5급은 3년 6개월 등 최저연수가 있었는데 각각 간격을 앞당기는 방식이다.
공무원이 다른 기관이나 유사 직무로 전보할 때 인사처와 협의절차를 없애고, 승진 후보자의 동점자 기준 등도 정비해 부처 자율을 확대하기로 했다. 행정기관이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공동활용 채용시스템을 내년 도입하고, 인사관련 위원회도 현 54개에서 21개로 줄일 계획이다.
인사처는 연말까지 '공무원임용령'과 '공무원 인사 운영에 관한 특례규정' 등 16개 법령과 10개 예규를 개정할 계획이다.
김 처장은 "민첩하고 유연한 정부가 되려면 부처가 자율적 판단으로 알맞은 인재를 알맞은 자리에 쓸 수 있어야 한다"며 "높은 전문성을 가진 인재라면 장관보다 높은 연봉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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