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 상장사인 SFA는 디스플레이 장비업체로 출발해 2차전지, 유통, 반도체 등 다양한 전방산업의 자동화 수요를 흡수하며 스마트팩토리 전문기업으로 도약한 업체다. 스마트팩토리는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 같은 첨단기술을 적용해 생산 효율 극대화를 추구하는 ‘고도로 지능화한 공장 자동화’를 말한다.
최근 이 회사 스마트팩토리 수요에서 가장 많은 몫을 차지하는 분야는 2차전지다. 전체 수주에서 2차전지 비중이 올해 처음 전체의 50%를 넘어설 전망이다. 매출 기여도는 작년 30%대에서 40%대로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올초 또 다른 코스닥시장 상장사인 씨아이에스의 경영권 지분 30%를 2200억원에 전격 인수한 이유이기도 하다. 2차전지 장비가 전극·조립·활성화 등 세 개 공정으로 구분된 가운데 씨아이에스는 전극 공정을 주력으로 한다. 전극 공정이 2차전지 장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에 달하는데, 국내에선 씨아이에스와 다른 한 개 기업만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
김 대표는 “2030년까지 세계적으로 2차전지에 약 300조원이 투자될 전망이고 그중 90조원이 전극 공정에서 나온다”며 “진입 장벽이 높아 가격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했다. 작년 말 기준 씨아이에스 수주 잔액은 5800억원에 달한다. SFA는 조립 및 활성화 공정 장비를 주력으로 하고 있어 씨아이에스 인수를 계기로 2차전지 모든 공정을 턴키로 공급할 수 있게 됐다.
디스플레이 장비도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태고 있다. 증권가는 SFA가 지난달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8.6세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물류용 장비를 1000억원어치 넘게 수주한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유럽 등 해외에서 반도체용 수주도 잇따르고 있다. 김 대표는 “2차전지가 끌고 유통, 반도체, 디스플레이가 밀면 올해부터 실적이 빠른 속도로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SFA는 장비 시장 다각화에 성공해 2016년 전체의 13%에 그친 비(非)디스플레이 분야 수주가 올초 87% 수준으로 높아졌다. 국적별로는 해외 고객사에서 전체 수주의 3분의 2 이상이 나온다. 올해 연간 수주액은 1조9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에 달할 전망이다.
올해 연결 기준 실적은 매출 1조7470억원, 영업이익 209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메리츠증권은 내다봤다. 지난해엔 매출 1조6843억원, 영업이익 1609억원을 냈다.
화성=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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