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남 마이크로디지탈 대표(사진)는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셀트리온과 체결한 계약의 의미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마이크로디지탈은 최근 셀트리온과 ‘더백(THEBAG)’을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바이오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사업을 시작한 이후 글로벌 생명공학회사와 계약을 맺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더백은 바이오의약품 생산에 필요한 일회용 백이다. 세포 수확 및 벌크 용량의 약물 전구체 운송 등에 사용한다. 일회용 백은 낮은 교차 오염 위험, 고정형 제반 시설보다 유연하게 공정을 확장해 나갈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일회용 백 세계 시장 규모는 2022년 17억400만달러(약 2조2000억원)로, 연평균 17.5% 성장해 2029년 52억5510만달러(약 6조7800억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
더백은 기존 점유율 상위권 외국산과 동일한 등급의 공정 과정을 거쳐 생산한다. 멸균 방법은 바이오 산업군에서 요구하는 25~50kGy의 감마 멸균을 사용한다. 핵심 재료인 필름은 가장 고가에 판매되고 있는 상위 등급의 독일 레놀릿 제품을 사용한다. 김 대표는 “더백은 높은 내구성으로 샘플 및 판매용으로 제공된 제품 중 필름 부분의 누출(leak) 이슈가 전무할 정도로 품질에 자신이 있다”며 “셀트리온 계약을 시작으로 미국 회사와도 더백 공급 얘기가 오가고 있으며, 이미 샘플을 보내 테스트하고 있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의약품 개발사 셀트리온은 바이오 소부장을 선택할 때 세계에서 가장 민감한 회사라고 불릴 정도로 깐깐한 검토를 거치는 것으로 유명하다. 마이크로디지탈은 1년 반 동안 셀트리온의 요구 사항을 충족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오직 셀트리온만을 위한 맞춤형 일회용 백을 완성해 계약까지 성공했다.
맞춤형 공급도 강점이다. 김 대표는 “글로벌 소부장 회사들은 고객사 맞춤형으로 만들어 주는 서비스를 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모든 요구 조건을 맞춰 공급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생각보다 맞춤형이 간단한 게 아니다”며 “튜브 길이 등 부속품을 부서별로 다르게 해주고 기존 사용하던 제품보다 편리하게 바꾸는 등 일회용 백 하나에도 수많은 요구 사항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좋은 품질과 빠르게 공급할 수 있는 기술력이 있어야 맞춤형 공급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김유림 기자 youfore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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