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은퇴 후 소득대체율이 47%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권고치에 비해 최대 28%포인트나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이 아닌 퇴직연금·개인연금 등 사적연금에서 은퇴 후 보장 규모가 OECD 국가들보다 크게 낮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사적연금에 대한 세제 혜택을 강화해 관련 시장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생명보험협회는 11일 전세계 40개 보험협회로 구성된 국제보험협회연맹(GFIA)이 글로벌 컨설팅회사 맥킨지에 의뢰해 발간한 '글로벌 보장 격차 연구보고서'를 발표했다.
보장 격차(protection gaps)는 예기치 않은 사고 발생 또는 퇴직 등에 따라 필요한 재산 금액과 보험, 저축 등을 통해 실제 확보한 금액 간 차이를 말한다. 구체적으로 연금 건강 자연재해 사이버 등 4가지로 분류된다.
기술 발달과 인구구조 변화, 거시경제 환경 등 불확실성 증대로 보장 격차는 점점 더 확대되고 있다는 게 맥킨지의 분석이다. 전세계적으로 보장 격차 규모는 연간 2조8000억달러(약 3668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맥킨지는 우리나라를 의료비 지출이 많은 국가로 분류하며 "의료비 중 자기부담금 비율이 34.3%로 OECD 평균(20%) 대비 매우 높다"고 평가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보장성보험 가입 확대를 통해 개인 의료비 지출을 낮출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연금 보장 격차도 OECD 국가들 대비 큰 것으로 조사됐다. 맥킨지는 우리나라 소득대체율을 약 47%로 추산했는데, 이는 OECD 권고치(65~75%) 대비 18~28%포인트, OECD 평균(58.0%) 대비 11%포인트 낮았다.
생보협회 관계자는 "이 같은 결과가 나온 것은 국민연금에 비해 퇴직연금 및 개인연금에서 선진국과의 격차가 상대적으로 컸기 때문"이라며 "전체적으로 소득대체율을 향상시키기 위해는 세제혜택 확대 등을 통한 사적연금 시장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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