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여정, 연이틀 '남조선' 대신 '대한민국' 발언…이유는?

입력 2023-07-11 13:42   수정 2023-07-11 14:33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연이틀 담화에서 '남조선' 대신 '대한민국'이라고 언급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김 부부장은 10~11일 발표한 두 건의 담화에서 미 공군의 정찰 활동을 비난하는 한편 정당성을 주장한 한국을 향해서도 날을 세웠다.

담화에서 그는 '대한민국' 또는 '한국'이라는 표현을 썼다. 그동안 김 부부장의 담화에서는 물론 그 밖의 북한 주요 매체나 공식 문건에서 사실상 사용하지 않은 표현이다. 북한은 보통 '남조선' 또는 비난할 경우 '남조선 괴뢰' 등으로 지칭해왔다. 지난 10일 담화에서 그는 "《대한민국》의 합동참모본부", "《대한민국》족속" 등 표현을, 11일 새벽 담화에서는 "《대한민국》의 군부"라는 문구를 사용했다. 북한 매체는 '겹화살괄호'(《》)를 사용해 특정한 의도를 담은 표현임을 시사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기존에 북한은 남북정상회담 등 회담 관련 사항, 남북합의문, 국내외 언론이나 제3자 발언 인용 등 극히 예외적인 경우에만 공식 문건과 관영매체에서 '대한민국' 또는 '한국'을 표현해 왔다.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은 "이번 김여정의 두 차례 담화와 같이 대남 비난 메시지 차원에서 '대한민국'을 언급한 것은 최초"라고 설명했다.

이는 우리가 북한을 '통일을 지향하는 과정에서 생겨난 잠정적인 특수관계 대상'으로 규정하듯 북한도 '같은 민족' 또는 '통일의 대상'으로 보는 관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김 부부장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위임'을 받아 발표한 담화에서 직접 대한민국 표현을 사용하면서 북한이 이제 한국을 '별개의 국가'로 보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구 대변인은 "최근 북한 외무성이 현대아산의 방북 계획에 거부를 표명했고 김여정이 대한민국을 지칭한 일련의 움직임에 정부는 북한의 의도와 향후 태도에 대해 예단하지 않고 예의주시하겠다"고 전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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