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아이메딕은 미국 유럽에서 보편화된 첨단 관상동맥 질환 진단 기술인 컴퓨터단층촬영(CT) 기반 분획혈류예비력(FFR) 진단 기술을 세계에서 두 번째, 국내에선 최초로 상용화한 의료영상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회사다. 사람 손을 거쳐 24시간 걸리던 CT-FFR 분석을 무인(AI와 컴퓨터시뮬레이션)으로 30분 만에 가능하도록 한 기술을 선보여 세상을 놀라게 했다.
심은보 에이아이메딕 대표(사진)는 1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관상동맥 질환을 검사할 때 환자가 겪어야 하는 많은 불편과 비용, 의료진의 어려움 등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것이 우리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혈관조영술 검사 결과가 나오면 의사가 육안으로 관상동맥의 막힌 부분을 파악한 뒤 필요할 경우 혈관을 확장시키는 스텐트 시술을 받게 된다. 환자 입장에선 병원에 하루 입원해야하고 수백만원의 비용을 감수해야했다. 현재 국내 대부분 병원은 이 방법으로 관상동맥 질환을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유럽 등에선 CT-FFR 진단이 보편화돼 있다. 환자별 CT 촬영 영상과 생리데이터를 바탕으로 AI가 미세혈관까지 자세히 3차원(3D) 모델링해 보여주는 기술이다. 혈관별 혈류 속도나 압력까지 시뮬레이션할 수 있다. 이를 토대로 정상 혈관의 최대 혈류량 대비 막힌 혈관의 최대 혈류량을 의미하는 FFR값도 정확한 측정이 가능하다. FFR값이 0.8이하이면 심근경색 발생 고위험 환자로 분류돼 스텐트 시술을 하게 된다.
심 대표는 “가이드와이어를 동반한 시술적 측정 방법으로 진단을 받은 환자 70%가량은 사실 스텐트시술도 필요없는 경증 환자”라며 “CT-FFR 기술이 보편화되면 이들의 불필요한 입원과 막대한 의료비 지출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세계 최초로 개발된 미국 경쟁사 제품은 병원에서 측정 데이터를 외부에 보낸 뒤 전문가 분석 작업을 거쳐 하루가 지나야 결과가 나온다. 하지만 에이아이메딕 제품(하트메디플러스)은 병원 내 컴퓨터에 설치하기만 하면 데이터를 외부에 보낼 필요도, 전문가의 도움도 필요 없이 자동으로 30분 만에 분석해준다.
최근 이 회사는 서울대병원 등 국내 대형병원 5곳에서 관상동맥 질환자 319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마쳤다. 지난 6월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품 허가를 신청해 4분기 허가를 받는 대로 출시할 예정이다. 보험 급여 적용을 위한 혁신의료기기 통합심사도 진행 중이라 향후 국내 관상동맥 진단 시장의 판도가 바뀔 전망이다. 키움증권 기업은행 등 기관투자자들도 이 회사에 투자했다.
현재 강원대 기계의용공학과 교수인 심 대표의 전공은 기계공학이다. 서울공대와 KAIST, 미국 MIT 등에서 공부한 유체역학은 혈류 흐름을 분석하는 독자 기술 개발에 큰 보탬이 됐다고 한다. 그는 부족한 의학지식을 보충하기위해 40대 나이에 교토대 의대에 진학해 생리학 박사 학위도 받았다.
심 대표는 “CT-FFR진단 시장은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에선 이미 형성돼 연간 35.3%성장이 예상되는 수조원대 시장”이라며 “조만간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신청을 통해 미국시장도 진출하고 내년 코스닥 상장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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