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요즘 멜론의 ‘무임승차 이용자’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유튜브 뮤직 등에 이용자를 빼앗기는 게 두려워 기획한 프로모션이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멜론의 ‘2개월 100원 무제한 듣기’는 월 7900원짜리 이용권을 첫째 달과 둘째 달에 각각 100원을 내고 이용한 뒤 셋째 달부터 정상가로 자동 결제하는 구조다. 하지만 두 달만 듣고 해지한 뒤 가족 명의 등을 이용해 다시 이 프로모션에 가입하는 식으로 악용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프로모션 가입에 횟수 제한을 두지 않아 사실상 1년 내내 월 100원에 음악을 무제한으로 듣는 이들도 있다.
멜론 내부에선 수익에 도움이 안 되는 ‘체리피커’를 단속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지만,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월간활성이용자수(MAU)에서 유튜브 뮤직에 뒤처질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유튜브는 광고 없이 동영상을 볼 수 있는 프리미엄 이용료를 내면 월 구독료 8690원짜리 유튜브 뮤직을 무료로 제공한다. 이용자에겐 ‘굳이’ 돈을 내지 않고 음악을 들을 기회가 생긴 셈이다. 멜론은 지난 4월 안드로이드 앱 MAU 기준으로 유튜브 뮤직에 1위를 빼앗기기도 했다.
수익성 개선이 시급한 카카오엔터는 발만 동동 굴리는 분위기다. 카카오엔터는 지난해 영업손실 138억원을 기록했다. 7년 만의 적자다. 시장에선 올해도 카카오엔터가 적자에 머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멜론이 ‘무임승차’ 이용자를 방치하는 악수를 둘 정도로 상황이 녹록지 않다”며 “음원플랫폼업계에 확산하고 있는 ‘제 살 깎아 먹기’ 현상이 쇼핑, 게임 등 다른 영역에서도 나타날까 우려된다”고 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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