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지분을 교환한 SK텔레콤과 하나금융그룹이 인공지능(AI)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성장 잠재력이 뛰어난 AI 스타트업을 공동 육성하고, AI 관련 투자 및 사업 협력, 공동 마케팅 등 ‘AI 초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SK텔레콤과 하나금융그룹은 지난 11일 서울 코엑스에서 ‘AI 스타트업 랩’ 개소식을 열었다고 12일 발표했다. 430㎡ 규모 시설로 사무실과 회의실, 세미나실 등으로 구성됐다. 160여명이 이용 가능하다. 이 시설은 역량 있는 AI 스타트업을 돕기 위해 마련했다. 지난 4월 시작한 ‘AI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 진행을 위한 공간이다. AI 솔루션 B2B 서비스와 챗봇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스테이지와 생성 AI 기반 3D 데이터 제작 솔루션을 만드는 네이션에이, 태블릿 주문형 입점 플랫폼 티오더 등 AI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1기 선정기업 15개 사가 입주했다.
입주사에는 스타트업의 사업전략과 서비스 구성 등 사업 초기 단계에 필요한 멘토링부터 회사 성장기에 도움이 되는 특허, 투자, 대외홍보 등에 대한 도움까지 맞춤 프로그램이 제공된다. SK텔레콤 실무부서와 매칭하거나 구성원 서포터즈 제도 등을 통해 스타트업이 실제 사업에 연계하거나 투자로 이어질 수 있는 성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돕는다.
SK텔레콤과 하나금융그룹은 작년 7월 4000억원대의 대규모 지분을 교환하고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후 각 사의 상품과 서비스를 융합해 정보통신기술(ICT)과 금융 전반을 아우르는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SK텔레콤의 AI 컴퍼니 비전과 연계한 ‘AI 초협력’을 목표로 AI 신성장 영역 공동 발굴, AI 초협력을 통한 새로운 고객가치 창출, AI 기술로 사회적 가치 창출이라는 3대 영역에 집중하고 있다.
협력의 일환으로 SK ICT 패밀리 3사(SK텔레콤, SK브로드밴드, 11번가)와 하나금융그룹 계열 3사(하나은행, 하나증권, 하나카드)는 업종 간 고객 데이터 가명 결합을 추진했다. 하반기 중 결합한 고객 데이터와 AI 기술을 통해 차세대 신용평가 모델과 신규 AI 데이터 상품 등을 출시할 예정이다.
하나증권은 SK텔레콤의 AI 반도체 자회사인 사피온에 전략적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SK텔레콤과 하나금융 융합기술원은 AI 반도체를 기반으로 OCR(광학문자인식) 모델 개선 등 금융 프로세스를 고도화하기 위해 공동 연구를 진행 중이다. SK텔레콤과 하나은행은 온라인 중심으로 변해가는 고객들의 사용 패턴과 매장 방문에 대한 수요를 분석하고, 차별화된 오프라인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 AI 기반의 통신과 금융 서비스가 연계된 공간을 준비하고 나섰다.
이 밖에도 통신·금융 혜택을 집약한 카드 출시 및 출국 고객 대상 로밍과 환전 혜택을 동시 제공하는 등 공동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SK텔레콤의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하나은행의 3D 상설관을 운영하는 등 다양한 협력이 이어지고 있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SK텔레콤과 하나금융그룹이 가지고 있는 각자의 장점이 AI 기술을 통해 융합되어 다양한 시너지를 창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ICT 기반의 금융 혁신을 이루는 데에 SK텔레콤과의 사업 분야, ESG 경영 차원 협업이 기폭제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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