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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투자은행 JP모간이 최근 스타트업과 벤처기업 담당 인력을 채용하고 있다. 지난 3월 실리콘밸리은행(SVB)의 파산으로 빈틈이 생긴 스타트업 대상 금융서비스 사업을 본격 확장하기 위해서다.
1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JP모간은 최근 SVB에서 장기간 근무한 전 임원 존 차이나를 미국 내 혁신 경제사업 공동책임자로 영입했다.
JP모간은 전 세계 지사에서 스타트업 관련 인력들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이스라엘과 영국에서 각각 10명과 20명을 영입해 상업은행 부문의 스타트업 담당팀에 배치했다. 영국에서도 SVB의 전 임원들이 혁신경제책임자와 벤처캐피털 담당 상무이사 등 주요 직책으로 영입됐다. JP모간은 아시아 지사들에서도 인력을 확충할 계획이다.
스타트업 자금 조달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였던 SVB가 사라진 자리를 채우겠다는 의지다. 더그 페트노 JP모간 상업은행 부문 최고경영자(CEO)는 인터뷰에서 “하룻밤 사이 시장을 독점하던 사업자가 사라지는 사건은 매우 드문 일”이라며 “우리가 최종 승자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SVB는 스타트업과 벤처기업 특화 은행이었다. 일찍이 이들 기업들을 대상으로 대출과 예금, 프라이빗뱅킹 등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며 미국에서 16번째로 큰 은행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지난 3월 고금리로 SVB가 보유하던 미 국채 가치가 크게 하락했고, 자금줄이 마르면서 스타트업들의 예금은 줄었다. SVB는 18억달러 규모의 손실을 감수하고 미 국채를 매각했고, 이 소식은 뱅크런을 유발해 파산으로 이어졌다. SVB는 파산 절차에 들어간 지 17일 만에 미 퍼스트시티즌스에 인수됐다.
SVB에서 예금을 인출한 스타트업과 벤처기업들은 거대 은행인 JP모간으로 몰려갔다. 소규모 은행들은 신용도와 사업 안정성이 낮은 기업들을 거부하거나 까다로운 대출 절차를 들이밀었기 때문이다. 페트노에 따르면 SVB가 파산한 주에만 수천 통의 전화가 JP모간의 담당 팀에 쏟아졌다.
JP모간은 2019년부터 전 세계 중소기업들을 공략하기 위해 해외 지사의 상업은행 부문을 키워왔다. 그러나 유럽과 중동, 아프리카를 아우르는 혁신 경제 부서의 설립을 공식화한 것은 올해다. 아직 성장할 여지가 많다는 의미다.
현재 JP모간은 미국 외 약 25개국에서 상업은행 부문을 운영하며 스타트업 대상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잇다. 페트노는 “세계 최고 기업들의 초기 성장기에 핵심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장기적으로 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JP모간은 일본과 중국 등 아시아에서의 사업 확장을 꾀하고 있다. 페트노는 “미중 관계가 여전히 좋지 않지만 중국 스타트업에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향후 몇 달 내 상하이 혁신 경제팀에 인력을 채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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