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97억달러(약 37조8000억원) 손실을 낸 국부펀드 한국투자공사(KIC)가 올해 상반기엔 증시 회복 등에 힘입어 116억달러(약 14조8000억원)의 수익을 거뒀다. KIC는 자산배분 역량을 고도화해 주식 변동성을 줄여 나가기로 했다. 대체투자 자산 비중도 당초 예정보다 2년 이른 2025년까지 25%로 높인다.
진승호 KIC 사장(사진)은 13일 서울 명동 전국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창립 18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적극적인 자산배분을 기반으로 대응해 올해 상반기 전통자산 수익률 8.25%를 기록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살아나 주가가 크게 오른 결과”라며 “주식만 놓고 보면 수익률은 14.39%에 달했다”고 덧붙였다. KIC 운용 규모는 지난해 말 1693억달러에서 올해 6월 말 1809억달러로 116억달러 늘어났다.
진 사장은 “거시경제 분석 전문가 등 우수 인력을 확보해 전략적 자산배분 분석 모델을 정교화하고 장기 자산배분 효과를 높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무가 아니라 숲을 보는 관점에서 전체 주식 포트폴리오의 변동성을 관리하는 ‘보완 전략’(컴플리션 전략)을 올해 도입했다”고 소개했다.
보완 전략이란 전체 포트폴리오가 종목, 섹터, 스타일 등 특정 리스크 요인에 쏠림이 없는지 모니터링하고 쏠림이 발생하면 위험을 헤지(분산)해 변동성을 제어하는 것이다. 국민연금도 2015년부터 이 제도를 도입해 적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KIC가 보완 전략을 들여온 것은 주식시장에서 발생하는 쏠림 현상을 줄이기 위해서다. KIC는 주식시장 폭락으로 지난해 14.4% 손실이 발생했다. 연간 투자손실액은 297억달러(약 37조8000억원)에 이르렀다.
진 사장은 운용 인력 확충에도 힘쓸 계획이다. KIC의 인당 운용 규모는 약 5억7000만달러로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2억6000만달러), 싱가포르투자청(GIC·3억8000만달러)보다 크다.
류병화 기자 hwahw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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