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 연극배우 남명렬이 후배 배우 손석구의 '가짜 연기' 발언에 "오만하다"고 평가했다.
남명렬은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하하하, 그저 웃는다. 그 오만함이란"이라며 "부자가 된사람, 든사람, 난사람이 아니라는 것만 덧붙인다"는 글과 함께 손석구의 '가짜연기' 발언이 담긴 기사 링크를 공유했다.
앞서 진행된 연극 '나무 위의 군대' 기자간담회에서 손석구는 자신의 연극 무대 경험을 돌이켜보며 무대 위에서 과장되게 말하고 "사랑을 속삭인다면서도 크게 말해야 하는 연극 연기가 가짜 연기 같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연극 무대를 떠난 이유는 '가짜 연기' 때문이며, 이번 연극을 통해 실험을 해보고 싶다는 바람도 전했다.
해당 질문은 소극장 공연의 경우 일반적으로 이용하지 않는 마이크를 '나무 위의 군대'에서 사용하는 것에 대한 질문에 대한 답을 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남명렬은 "진심으로, 진짜 연기로 속삭였는데도 350석 관객에게 들리게 하는 연기를 고민해야 할 것"이라며 "연극을 할 때 그 고민을 안 했다면 연극만 하려 했다는 말을 거두어들이고, '해보니 나는 매체 연기가 잘 맞았어요'라고 하라"며 "속삭여도 350석 정도는 소리로 채우는 배우는 여럿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모든 연기는 허구의 인물을 연기하는 것일진대 진짜 연기가 무엇이라 규정하는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해당 글은 삭제된 상태다.
손석구는 연극으로 시작해 최근 '나의 해방일지', 영화 '범죄도시2' 등으로 주목받으며 인기를 끌었다. '나무 위의 군대'는 손석구가 9년 만에 연극 무대로 복귀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화제가 됐다. 해당 공연은 현재 320석 규모의 LG아트센터 소공연장에서 상연 중이다.
남명렬은 1985년 연극 '물새야 물새야'로 데뷔했다. 연극 '그을린 사랑', '햄릿', '아버지와 아들', '메디아', '오이디푸스', '오펀스', '두 교황' 등 수많은 연극 작품은 물론 영화, 드라마까지 넘나들며 활발하게 활동해 오고 있으며 지금도 연극 '라스트 세션'에서 원로 배우 신구와 번갈아 가며 '프로이트 박사' 역을 연기하고 있다. 지난해엔 이해랑 연극상을 받기도 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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