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배우자나 연인과 밤에 각방을 쓰는 사람이 3분의 1 이상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생활 양식 등이 다를 경우 잠은 따로 자는 게 오히려 건강에 더 좋다는 진단이 나온다.
최근 뉴욕포스트 등 미국 매체는 "결혼 생활을 구하기 위해 미국인 3분의 1이 '수면 이혼'한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수면의학회(AASM)가 미국 성인 2005명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설문조사를 아토믹 리서치(Atomik Research)에 의뢰해 실시한 결과, 응답자 3분의 1이 가끔 또는 계속 각방을 쓴다고 답했다.
이렇게 잠잘 때만 각방을 쓰는 것을 두고 '수면 이혼'(sleep divorce)이라고 부른다. 틱톡에는 수면 이혼이라는 해시태그로 검색되는 게시물만 39만 개를 웃돈다. 해당 게시물들은 배우자나 연인과 헤어지지 않기 위해 각방을 쓰는 이유나 성공담을 전하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함께 잠을 자는 배우자나 연인이 수면 장애를 앓고 있을 경우, 다른 사람의 수면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AASM 대변인이자 호흡기내과 전문의인 시마 코슬라 박사는 "수면 질이 떨어지면 기분이 나빠지고 수면이 부족하면 파트너와 싸우거나 입씨름을 벌일 확률도 높아진다"며 "숙면은 건강과 행복에 매우 중요하다. 잠이 부족하면 공감력과 업무의 정확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AASM의 세대별 조사 결과를 보면 밀레니얼 세대는 43%, X세대 33%, Z세대 28%, 베이비붐 세대 22% 등 순으로 가끔 또는 계속 연인과 따로 잔다고 했다.
최근 국내에서는 "잠 못 자게 하는 남편 때문에 이혼 고민 중이다"라는 글이 온라인에 확산돼 갑론을박이 일어난 바 있다. 당시 글쓴이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저는 밤 10시 취침, 5시 기상을 평생 지키며 40년 가까이 살아왔지만 남편은 아무 때나 자고 아무 때나 깬다"면서 남편으로 인해 불규칙해진 자신의 수면 패턴으로 업무와 건강에 문제가 생겼다며 조언을 구했다.
미국 잡지 리더스다이제스트가 운영하는 건강 포털 '더헬시'(The Healthy)는 지난해 12월 '부부가 따로 자는 게 더 좋은 이유 11가지'를 짚었다. 더헬시는 ▲ 수면 부족으로 인한 관계 악화 ▲ 코골이로 인한 숙면 부족 ▲ 수면에 들어갈 때 필요한 조용한 정도의 차이 ▲ 일정 충돌 ▲ 체온 차이 ▲ 필요한 수면 시간 차이로 체중 증가 ▲ 메트리스 선호도 차이 ▲ 이불 뺏기 ▲ 반려견 동반 취침 선호도 차이 ▲ 배우자의 하지불안증후군 보유 여부 ▲ 성욕 차이 등을 제시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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