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에서 한 남성이 20대 여성을 향해 흉기를 휘두른 '묻지마 칼부림'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삼부자가 국자, 캐리어, 선풍기를 들고 범인을 제압해 주목받고 있다.
지난 13일(현지시간) 대만 연합보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9일 낮 12시 20분께 타이둥시의 길거리에서 50대 남성 A씨는 캐리어를 끌고 길을 걷던 여성 B씨(26)를 흉기로 공격했다.
당시 B씨가 캐리어를 끌고 가게 밖을 나서자, A씨는 급속도로 B씨를 뒤따라오더니 인적이 드문 곳에서 흉기를 꺼내 그를 기습 공격한 것으로 전해졌다.
무방비 상태로 공격당한 B씨는 칼로 목과 귀 등에 상처를 입었다. 이후 B씨는 피를 흘리며 살려달라고 비명을 지르며 도망쳤다. 이때 인근에서 차량 신호를 대기하고 있던 삼부자가 B씨의 비명을 듣고 차에서 뛰어내렸다.
먼저 이들 중 아버지가 "뭐 하는 짓이냐"고 소리치며 차에 있던 철제 국자를 집어 들고 내렸고, 아들 2명도 뒤따라 내렸다. 장남은 여성이 길에 버리고 간 여행용 가방을, 막내아들은 선풍기를 주워 들고 A씨와 대치했다. 이 모습을 본 행인 1명도 쇠막대기를 들고 가세했다.
이들 4명은 A씨를 에워싼 뒤 4분가량 대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가 칼을 들고 두리번거리는 사이, 아버지는 A씨 뒤편으로 이동해 재빠르게 국자로 A씨의 오른손을 때려 흉기를 떨어뜨리게 했다. 흉기가 바닥에 떨어지자 이들 무리는 캐리어와 선풍기, 쇠막대, 국자를 들고 달려들어 A씨를 땅에 눕혀 제압했다.
시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A씨를 살인미수와 폭행 혐의로 체포했다. 경찰 관계자는 "범행에 이용된 흉기 이외에도 A씨의 가방에서 또 다른 흉기 1개를 발견했다"며"구체적인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B씨는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았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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