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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한국의 위스키 소비량이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명품 소비가 확산하며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고급 주류 수요가 늘어서다.
블룸버그통신은 13일(현지시간) 영국 리서치회사 유로모니터인터내셔널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한국의 위스키 소비량이 전년 대비 45.9% 증가한 1420만L였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세계 위스키 소비 증가율은 8.5%였다. 한국의 위스키 소비 증가율은 세계에서 가장 높았고, 세계 평균의 다섯 배 이상이었다.
국내 명품 수요가 증가하면서 고급 주류인 위스키 수요도 함께 늘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은 1인당 최대 명품 소비국에 등극했다. 명품처럼 위스키 소비를 소셜미디어에 ‘인증’하는 문화도 확산하고 있다. 고급 위스키인 로열살루트 빈 병이 온라인 중고 시장에서 7만원대에 거래되는 이유다.
MZ세대의 음주 문화가 바뀐 영향도 있다. 이 세대가 폭음을 지양하고 혼자 고급 주류를 즐기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위스키 브랜드들은 빠르게 성장하는 한국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프랑스 명품기업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의 싱글몰트 스카치위스키 브랜드인 아드벡은 지난달 한국에서 최초로 팝업스토어를 열고 위스키 시음 행사를 개최했다. 발베니는 2021년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바를 열었다. 위스키 수입회사의 이익은 큰 폭으로 늘었다.
한국의 위스키 시장은 주세 때문에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위스키 등 증류주의 주세는 72%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20%)의 세 배 이상이다. 주세에 관세(20%) 교육세(30%) 부가가치세(10%)를 더하면 수입 위스키에는 130%의 세율이 적용돼 국산 주류 대비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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