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보건의료노조와 건설노조는 이날 서울 세종대로에서 경찰 추산 6000명이 모여 정권 퇴진 집회를 열었다. 건설노조는 당초 오후 9시까지 야간 집회를 신고했으나 경찰이 오후 5시까지로 제한하자 법원에 집회금지 통고처분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서울행정법원은 지난 13일 이를 일부 인용하면서 오후 6시30분까지 집회를 허용했다. 이날 광화문 일대는 퇴근길에 극심한 정체가 발생했다.
세종, 부산, 광주 등 전국 4개 지역에서는 ‘지역별·전국 거점파업’이 열렸다. 세종 어진동 보건복지부 앞에서 보건의료노조 3000여 명이 집회를 벌였다. 광주 치평동 시청 앞에는 1500명, 부산 초량동 부산역 앞엔 2300명이 모였다. 이번 파업에는 간호·임상병리·물리치료·약제·환경미화 등을 맡은 정규직·비정규직 노조원 상당수가 참여했다. 간호사, 요양보호사 등이 주축인 보건의료노조 총파업엔 145개 의료기관 4만5000명이 집결했다.
전국 주요 병원에선 환자들이 극심한 불편을 겪었다. 서울 을지로 국립중앙의료원 1층 로비는 약 10명의 환자가 병원 진료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었다. 김모씨(62)는 “병원에서 파업 여파로 다음주에도 진료가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며 “진료를 언제 받아야 할지 고민하는 것 자체가 매우 불편하다”고 말했다. 병원 측은 “사전에 노조 파업으로 업무가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공지했다”며 “이 때문에 대다수 환자가 진료 예약을 취소하거나 미뤘다”고 설명했다.
간호인력 확충과 공공의료 강화 등을 내세우며 파업을 벌인 보건의료노조는 이틀간의 총파업을 종료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이날 오후 서울 영등포구 노조 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틀간의 산별총파업 투쟁으로 노조 요구의 정당성을 확인하고 국민의 지지와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환자 안전과 불편, 복지부 입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총파업을 14일 오후 5시에 종료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복지부와 남은 쟁점에 대한 협의를 계속해 의미있는 대안이 마련되지 않으면 제2의 산별총파업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정훈/조철오 기자 ajh632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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