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공간 침수 참변에 공포 확산…갇히면 어떻게 해야할까

입력 2023-07-16 14:44   수정 2023-07-16 14:51


지하차도와 지하주차장에서 폭우로 목숨을 잃는 사고가 여름철마다 반복되자 지하공간에 불안감을 호소하는 시민이 늘고 있다. 오송 지하차도를 지나던 차량 15대가 물에 잠겨 빠져나오지 못한 안타까운 사고 소식에 시민들은 자신에게도 닥칠지 모를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온라인에 공개된 오송 지하차도 침수사고 블랙박스 영상에는 사고 약 10분 전 바퀴가 물에 잠긴 승용차가 차량 높이까지 거센 물보라를 일으키며 지하차도를 빠져나가는 장면이 담겼다. 차오르는 빗물에 급히 차를 돌려 빠져나가는 장면도 기록됐다. 누리꾼들은 "내일부터는 호우주의보 뜨면 지하차도는 안 다니려고 한다", "차에 구명조끼 하나씩 갖고 다녀야 하는 것 아니냐", "지하차도가 침수돼 갇힐 것 같으면 차를 버리고 수영해야 하느냐"는 등 대처 방법을 각자 고민하기도 했다.

과거 직간접 경험한 지하공간 침수 사고가 떠올라 큰 공포감을 호소하는 이들도 있다. 작년 9월 태풍 '힌남노' 당시 경북 포항 인덕동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인근 하천(냉천) 물이 넘어 들어와 주민 7명이 숨졌다. 이들은 차량을 이동 조치하라는 관리사무실 안내방송에 차를 옮기러 나갔다가 순식간에 들어찬 물에 변을 당했다.

2020년 7월에는 부산시 동구 초량 제1지하차도가 폭우로 침수되면서 시민 3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번 사고를 두고 차량통제와 제방관리를 제대로 했으면 일어나지 않았을 인재라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당국의 부실한 대책과 안전불감증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행정안전부는 침수가 시작된 지하차도는 절대 진입하지 말고, 이미 진입한 경우 차량을 두고 신속히 밖으로 대피하라고 안내하고 있다. 차량이 침수되기 시작하면 타이어가 3분의 2 이상 잠기기 전에 차량을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켜야 한다. 차량이 침수된 상황에서 외부 수압으로 문이 열리지 않을 때는 좌석 목받침 하단 철제봉을 이용해 유리창을 깨고 대피한다. 이마저도 불가능하면 차량 안팎 수위 차이가 30㎝ 이하가 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차량 문이 열리는 순간 탈출해야 한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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