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에 세계는 첨단산업 중심으로 하루가 다르게 바뀌고 있다. 국가의 미래 성패가 신산업과 신기술을 이끌 인재 확보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우리 대학은 필요한 인재 공급이라는 역할을 상실한 지 오래다. 대학 정원 제한 등 겹겹 규제도 문제지만 낡은 교과목을 가르치는 교수들이 밥그릇과 다름없는 정원을 지키기 위해 새로운 학과 신설을 막는 탓도 크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지난해 말 국내 교수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대학 구조조정이 순조롭지 않은 이유로 압도적 다수(82%)가 ‘교수들의 반발’을 꼽았을 정도다. 교수 집단 스스로 가장 큰 개혁 걸림돌임을 시인한 셈이다. 이러니 반도체로 먹고사는 나라에서 반도체 관련 학과 인력이 매년 3000여 명씩 부족한 어이없는 사태가 벌어진다. 반도체뿐 아니라 인공지능(AI)·배터리·바이오 등 첨단산업 현장에선 분야를 가리지 않고 인력 부족을 겪는 상황이다.
학령 인구 감소로 5년 내 전국 대학의 25%가 문을 닫을 판인데, 학과 정원 사수에만 골몰한 채 미래 발목을 잡는 것은 자해 행위일 뿐이다. 학교는 물론 교수도 바뀌지 않으면 도태한다는 엄연한 현실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