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전 9시30분 아미동 부산대병원 응급실에서 인근 구급대 등에 보낸 공지다. 전날 오전 경남 양산부산대병원도 ‘응급실 치과 진료와 모든 진료과 입원 불가능’이란 메시지를 보냈다. 지난 13일 시작된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 총파업이 14일 마무리되면서 파업에 참여한 의료기관 상당수가 정상 가동에 들어갔다. 하지만 부산 최대 의료기관인 부산대병원 등 전국 각지에서 일부 병원들이 파업을 지속하면서 환자들의 불편이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16일 의료계에 따르면 13일부터 시작된 전국 140여 개 병원 총파업은 상당수 병원에서 마무리 수순이다. 중증 암 환자 피해를 줄이기 위해 파업을 앞두고 수술과 입원을 대폭 축소했던 국립암센터는 전체 입원 병상 500개 중 환자가 입원한 가동 병상이 340개(16일 기준)까지 늘었다. 파업 기간 입원 환자가 230명까지 줄었던 것을 고려하면 빠른 회복세다. 17일 예정된 암 환자 수술은 35건이다. 평소(45건)보다는 적지만 120건에 이르는 수술을 취소했던 것을 고려하면 크게 늘었다.
서홍관 국립암센터 원장은 “입원 환자는 1주일 안에, 수술은 수주 안에 완전히 회복될 것”이라며 “임금 10.73% 인상처럼 개별 국공립병원이 수용할 수 없는 조건을 내건 파업 탓에 환자들이 고통받는 일은 앞으로 없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간호 인력과 의료기사 등 일부가 파업에 참여한 한양대의료원, 경희의료원, 이화의료원 등도 기관별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빅5’ 병원(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대병원, 서울성모병원) 중 보건의료노조 소속은 서울아산병원과 서울성모병원 두 곳이다. 이들은 파업 참여 인원이 거의 없어 파업 기간에도 정상 진료했다.
불씨는 아직 남았다. 부산대병원과 양산부산대병원은 ‘비정규직 직접 고용’을 요구하며 파업을 강행하고 있다. 17일엔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이 부산대병원에서 기자회견을 열 방침이다. 사태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아주대의료원, 한림대의료원, 국립교통재활병원 등도 노사 간 견해차로 파업을 지속하기로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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