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제조업 생산이 약화하면서 반등하던 글로벌 경기가 하강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은 17∼18일 인도에서 모여 현재 직면한 각종 글로벌 위협에 대한 대처 방안들을 모색할 예정이다.
○반등하던 글로벌 경제 침체 시작하나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활발했던 세계 경제 활동이 약화할 조짐을 보임에 따라 G20 재무장관들이 이번 회의에서 제한적인 통화정책과 세계 무역 둔화 등 직면한 위협을 해결할 수 있는지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등 선진국의 물가상승률(인플레이션)이 다소 진정되고 있고, 노동 시장 강세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예상됐던 많은 최악의 시나리오도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유럽은 올해 초 완만한 경기침체에 들어간 상태이고, 많은 신흥 시장이 과중한 부채 부담과 고금리에 허덕이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게바 총재는 "세계 경제의 단기 전망은 갈리지만 중기적으로는 여전히 암울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건 중국 경제 회복 여부라고 WSJ는 진단했다. 중국은 17일 2분기 국내총생산(GDP)을 발표했는데 6.3%에 그쳐 시장 예상치를 7%를 한참 밑돌았다.
중국 수출은 6월 수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12.4% 급감했지만, 소비자물가지수는 크게 움직이지 않고 있다. 이를 두고 디플레이션(물가하락)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은 전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인상하는 긴축 기조에 접어들었음에도 금리를 인하하며 경기 부양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G20 재무장관 회의 개최에 앞서 16일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중국은 전 세계 많은 나라들의 주요 수입국이다. 세계 경제에 중요하다"며 "우리는 중국의 성장이 둔화할 때 많은 나라에 영향을 준다는 점을 지금 보고 있다"고 말했다.
선진국의 높은 금리와 함께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소비자들이 지출을 줄이면서 중국 수출과 세계 무역 둔화로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일부 경제학자는 미·중 간 지정학적 긴장이 향후 글로벌 경제에 지속해 악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많은 다국적기업이 인도 등 중국 이외 지역으로 사업장 이전을 모색하고 있고 미국과 동맹국들은 일부 제조업의 리쇼어링(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을 위해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중국의 외국인직접투자(FDI)는 올해 1분기 감소했다.
○Fed 추가 금리 인상·개도국 부채 문제도 주목
글로벌 시장은 또한 미국 중앙은행(Fed)의 움직임에 주목하고 있다. Fed는 다음 주 금리를 다시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 그 이후 긴축 기조를 멈출지는 아직 미지수다.WSJ의 설문 결과 일부 이코노미스트들은 미국의 경기침체 가능성이 작다고 봤지만, 여전히 대다수는 향후 12개월 내 경기침체에 진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달러화 가치 상승이 달러화로 부채를 갚고 식량과 에너지를 수입하는 저소득 국가의 어려움을 가중하고 있다고 WSJ은 지적했다. IMF는 저소득 국가의 절반 이상, 중소득 국가의 4분의 1 정도가 부채에 시달리고 있거나 그렇게 될 위험에 처해있다고 전했다.
이밖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식량과 에너지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전 세계 인플레이션을 야기해 저소득 국가에 부담을 더했다. 향후 전쟁 전개 양상에 따라 이런 압박이 다시 나타날 수 있다고 WSJ은 덧붙였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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