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두 상장시 창업자·임직원들 수백억 '잭팟'

입력 2023-07-17 16:02   수정 2023-07-17 16:03

반도체 설계 전문기업인 파두 창업자와 임직원들이 다음달 코스닥시장 상장으로 수백억원을 벌어들일 전망이다. 상장 시 시가총액은 최대 1조5000억원이다. 반도체업계는 파두 상장이 기술 스타트업의 창업을 활성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작년 매출 10배↑…올해 1000억 돌파
파두는 오는 24~25일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수요예측한 뒤 공모가를 확정한다. 희망공모가를 2만6000~3만1000원으로 제시했다. 이번 상장으로 625만 주를 공모해 최대 2000억원을 조달한다. 공모가에 따른 시가총액은 1조2500억~1조4900억원이다. 올초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 때의 기업가치 1조800억원 대비 몸값이 약 40% 높아졌다. 메타(옛 페이스북) 등 글로벌 빅테크로부터 물량을 수주해 내년부터 매출이 본격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최근 공모주 투자 열기가 거세지면서 공모가를 높였다.

이 회사의 주력 제품은 데이터센터용 차세대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컨트롤러다. SSD 컨트롤러는 데이터센터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핵심 저장매체인 SSD를 제어하는 역할을 한다. 파두는 작년 4분기부터 페이스북 모회사인 메타에 제품을 공급하며 실적 개선을 일궈냈다. 지난해 매출은 564억원으로 전년 대비 10배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5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회사 측은 올해 매출이 작년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120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내년엔 3000억원, 2025년 6000억원을 넘어서 매년 두 배 이상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다.
○임직원 수백억원 스톡옵션 잭팟 예고
파두가 코스닥시장에 입성하면 창업자와 임직원들은 수백억원의 ‘잭팟’을 터뜨릴 전망이다. 임직원들에게 최근 6년간 413만 주(취소수량 반영 시 282만여 주)의 주식매수청구권(스톡옵션)을 부여했기 때문이다.

2015년 6월 서울대 공과대 메모리 및 스토리지 구조 연구실 출신 연구원들이 설립한 이 회사는 SK텔레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에서 반도체 전문가들을 스카웃했다. 이를 위해 2018년부터 주당 100원에 약 110만 주의 스톡옵션을 임직원 18명에게 지급했다. 상장 시 공모가가 희망 가격 상단인 3만1000원에 결정된다면 임직원들은 스톡옵션을 행사해 최대 300배 이상의 시세 차익을 거두게 되는 셈이다.

이 회사는 2019년과 2020년에도 각각 4500원, 7100원에 회사 주식을 살 수 있는 스톡옵션을 매년 100만 주씩 나눠줬다. 회사가 적자인 상황에서 성과급 명목으로 스톡옵션을 부여했다.

회사가 상장하게 되면 최대주주인 남이현 대표이사와 이지효 대표이사의 보유지분은 각각 1000억원대로 불어나게 된다. 부사장과 전무, 상무급 임원들도 스톡옵션 행사로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을 손에 쥐게 된다.

반도체업계는 파두가 성공적으로 상장한다면 기술 스타트업으로 인재가 몰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분야는 국내 대기업이 장악하고 있어 그동안 스타트업이 조 단위의 기업가치로 성장한 사례는 없었다”며 “파두처럼 대기업 출신 연구인력들이 스톡옵션 제도를 이용해 인재를 끌어모아 창업하는 사례가 많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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