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중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이 예상치를 크게 밑돌았다. 중국의 디플레이션(물가 하락)과 저성장 추세가 고착화하면서 대중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7일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전년 동기 대비 6.3%로 집계됐다고 17일 발표했다. 로이터통신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7.3%)를 한참 밑돌았다. 인민대 거시경제포럼(7.7%), 중국은행연구원(7.6%) 등 중국 전문가들의 예상과는 더욱 격차가 컸다.
중국의 올 2분기 성장률 6.3%는 숫자만 놓고 보면 2021년 2분기의 7.9% 이후 가장 높다. 작년 4분기 2.9%, 올 1분기 4.5%를 상회한다. 그러나 비교 대상인 작년 2분기에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 아래 상하이, 지린성 등을 봉쇄하면서 성장률이 0.4%에 그쳤다는 점(기저효과)을 감안하면 상당히 부진한 결과로 분석된다. 투자은행 UBS는 기저효과와 디플레 상황 등을 감안하면 2분기 실제 성장률은 2%에도 못 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중국 내수 경기를 보여주는 부동산 투자 증가율은 상반기에 -7.9%로 떨어졌다. 6월 소매판매 증가율은 3.1%로 5월 12.7%에서 급락했다. 미래 성장률을 갉아먹는 요인으로 꼽히는 청년실업률은 6월 21.3%로 역대 최고치를 또 경신했다. 코로나19 팬더믹 기간 경제 버팀목 역할을 하던 수출도 5~6월 두 달 연속 감소했다.
중국의 6월 물가지수 상승률은 소비자물가(CPI)가 0%, 생산자물가가 -5.4%로 디플레 국면을 나타냈다. 물가 하락은 경기 부진을 반영한다. 물가가 더 내릴 것이란 예상에 소비 성향이 둔화하고, 이것이 경기를 더욱 침체시키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디플레가 인플레이션보다 무섭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중국 경기 둔화 속에 수입은 6월까지 9개월 연속 감소했다. 이 영향에 중국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수출도 9개월 내리 줄었다. 한국 수출의 중국 의존도는 올 상반기 19.6%로 집계됐다. 2018년 26.8% 고점을 찍고 내려가는 추세지만, 중국 저성장 장기화 우려에 대비해 수출 다변화에 더욱 속도를 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