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7월 17일 14:17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한국광해광업공단이 만기 1년 이상의 장기 기업어음(CP) 발행에 적극 나서고 있다. 자본잠식 상황에서 장기 CP를 통한 유동성 확보에 몰두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광해광업공단은 지난 11일 1000억원어치 2년물 CP를 발행했다. 발행금리(할인율)는 공개되지 않았다.
광해광업공단은 2021년 광물자원공사와 광해관리공단의 통합으로 설립됐다. 광해광업공단이 2년물 CP를 찍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광해광업공단의 재무안전성은 여전히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다. 통합 이후 정원 감축과 운영비 절감을 해왔지만 자본잠식 상태를 벗어나지 못해서다. 광해광업공단이 지난 3일 사옥과 사택, 유휴 부지 매각 추진 등을 포함한 비상경영체제를 선언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광해광업공단의 지난해 말 기준 총차입금은 7조816억원에 달한다. 한국신용평가는 “한국광물자원공사의 자산과 부채를 포괄 승계하여 자본잠식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며 “해외자산 매각 전까지 높은 재무부담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광해광업공단은 자금 조달을 위해 장기 CP 시장을 주로 활용하고 있는 모양새다. 올해 들어서만 총 6000억원어치 만기 1년 이상 장기 CP를 발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광해광업공단은 지난 5월 통합 후 처음으로 공사채 시장을 찾았다. 하지만 자본잠식 우려 등으로 민평 금리보다 높은 금리에 발행되는 등 공사채 시장 ‘오버발행’을 피하지 못하면서 장기 CP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장기 CP 발행 절차가 상대적으로 수월하다는 점도 반영된 것으로 관측된다. 특수채로 분류되는 광해공업공단은 장기 CP 발행 시 요구되는 증권신고서 제출 의무가 면제된다. 장기 CP는 수요예측 절차를 거치지 않아 평판 훼손 우려도 적은 편이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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