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의혹으로 재판을 받는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17일 항소심 첫 재판에 출석한 가운데, 전여옥 전 의원은 "진짜 부모 노릇을 하려면 (딸 조민 씨에게 수여한 동양대) 표창장이 가짜라고 조작을 인정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전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블로그에 '조국, 진짜 부모 노릇 할 때'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조국이 기소가 되느냐, 마느냐가 온 국민의 관심사다. 그런데 그 열쇠는 부모인 조국과 정경심이 쥐고 있다"고 썼다.
조 전 장관은 지난 2019년 12월 자녀 입시 비리와 딸 장학금 부정 수수 혐의 등으로 기소돼, 올해 2월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당시 검찰은 조 전 장관의 딸 조민 씨의 기소 여부에 대해선 "항소심 공판 과정에서 조 전 장관을 상대로 공소사실에 대한 입장을 충분히 들어봐야 한다"고 했다.
이에 법조계에서는 정경심 전 교수와 조 전 장관이 재판에서 혐의를 인정하게 되면, 최근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는 조민 씨는 '기소유예 처분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기소유예는 죄는 있지만, 재판에 넘기지는 않는 처분이다.
전 전 의원은 이와 관련 "(조민 씨가) SNS로 검찰에 '반성콜'을 날리고 있다. 그동안 그렇게 떳떳하다며 끝까지 싸우더니 꼬리를 싹 내렸다"고 했다. 이어 "그런데 결판을 조국과 정경심 입에서 난다. 두 부분은 법정에서 '조민은 봉사활동을 했기에 표창장이 절대 가짜가 아니다'고 주장한다"며 "계속 그렇게 우기면 조민은 기소될 수밖에 없다"고 예상했다.
전 전 의원은 "대법원에서 '정경심의 공범'은 조민이라고 못 박았다"며 "그러니까 공범인 정경심이 '그 표창장은 가짜'라고 조국도 조작을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조 전 장관은 이날 오후 서울고법 형사13부 심리로 열리는 2심 공판기일에 출석했다.
출석 전 기자들과 만난 조 전 장관은 "자식들이 많은 고민 끝에 문제 된 서류와 연결된 학위와 자격을 모두 포기했다"며 "아비로서 가슴이 아팠지만 원점에서 새로운 시작을 하겠다는 (자녀의) 결정을 존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정경심 교수의 유죄가 대법원에서 확정된 이후 당사자와 가족들은 이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스스로를 돌아보고 있다"며 "항소심 출석을 하는 기회에 다시 한번 송구하다는 말씀을 올린다"고 했다.
조 전 장관은 일각에서 제기한 총선 출마설에 대해선 "저의 미래에 대하여 근거 없는 상상과 추측으로 소설을 쓰는 분들이 많다"며 "저는 만신창이 가족을 챙기며 과거와 현재를 성찰 또 성찰 중"이라고 말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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