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CO홀딩스가 하루 만에 7% 가까이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에코프로는 올 들어 10배 오르며 황제주 등극을 앞두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이 이들 종목을 수조원씩 사들이며 폭등세를 주도하고 있다. 모래알로 불렸던 개인들의 투자 양상이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다.
◆개인 투자자 대량 매집
17일 POSCO홀딩스는 6.94% 오른 47만8000원에 마감했다. 2011년 4월 21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날 에코프로는 1.11% 오른 99만9000원에 마감하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장중 100만원을 돌파하며 황제주(주당 100만원 넘는 주식)에 오르기도 했다. POSCO홀딩스는 지난 11일 2차전지 소재 매출을 2030년까지 62조원으로 올리겠다고 발표한 것이 호재로 작용하며 폭등세로 전환했다. 에코프로는 에코프로비엠 등 주요 자회사들이 대규모 자금 조달에 성공한 것이 긍정적 평가를 받으며 주가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한 펀드매니저는 “에코프로에서 시작된 폭등세가 POSCO홀딩스로 옮겨가고 있다”라며 “공매도를 쳤던 일부 기관들이 매수세로 전환하며 상승폭이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두 종목의 공통점은 개인들이 시세를 주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POSCO홀딩스와 에코프로는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에서 각각 개인 순매수 1위(올해 기준) 종목이다. 개인은 올해 POSCO홀딩스를 5조1433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에코프로는 1조6902억원 사들였다.
◆개미들 움직임 달라졌다
2020년 동학개미운동이 시작된 이후에도 개인들이 대형주의 시세를 몇 배씩 밀어올린 적은 거의 없었다. 개미들의 수급은 여러 종목으로 분산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 들어 소수 종목을 집중 공략하면서 개미들의 수급 만으로 폭등하는 종목이 나타나고 있다. 개인들의 힘을 모으는 것은 유튜브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POSCO홀딩스와 에코프로를 미는 유튜브 채널을 중심으로 개미들의 단일대오 체제가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매도 세력에 대항해 싸우자는 구호가 힘을 얻으면서 더 많은 매수세가 붙고 있다는 분석이다.
개인의 시세 주도권은 큰손들의 매도세를 이길 정도로 강력하다는 평가다. 외국인과 기관은 올해 POSCO홀딩스를 총 5조1767억원어치 순매도했다. 그럼에도 주가는 73% 상승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총 1조6761억원 팔아치운 에코프로는 808% 급등했다.
주가는 기관들이 예측한 ‘적정 범위’를 넘어섰다. 증권사들의 에코프로 평균 목표가는 42만5000원이다. 주가는 99만9000원으로 두 배를 훌쩍 넘어섰다. 이날 POSCO홀딩스도 47만8000원으로 치솟으며 평균 목표가(47만8667원)에 바짝 다가섰다.
두 종목을 둘러싼 싸움은 개인들의 승리로 기우는 모양새다. 두 종목에 공매도를 치던 기관들이 매수세로 전환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한 대형 사모펀드는 연초 에코프로에 공매도를 친후 수익률이 급감하자 최근 에코프로를 포트폴리오에 담았다.
한 증권사 PB는 “반도체 업종에 매수 포지션을 잡고 POSCO홀딩스에 매도 포지션을 잡았던 사모펀드들이 POSCO홀딩스 매수 포지션으로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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