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의 도시’ 프랑스 파리에는 모든 시민을 하나로 만드는 특별한 하루가 있다. 프랑스 혁명을 기념하는 ‘바스티유의 날’(7월 14일)이다. 이날이 찾아오면 파리는 수많은 콘서트와 불꽃놀이로 한껏 달궈진다.
하이라이트는 에펠탑 아래 광장에서 열리는 ‘파리 에펠탑 콘서트’. 세계적인 클래식 음악인들이 파리 시민에게 음악으로 혁명을 축하하는 메시지를 건넨다. 올해는 콘서트 10주년을 맞아 한층 풍성한 공연이 펼쳐졌다.
한경아르떼TV는 세계 최대 규모 클래식 콘서트 중 하나인 ‘파리 에펠탑 콘서트’를 21일 오후 7시에 독점 중계한다. 축제의 서막은 지휘자 크리스티안 마첼라루가 이끄는 프랑스 국립관현악단이 베를리오즈의 라코치 행진곡(헝가리 행진곡)으로 연다. 이어 스타 성악가들의 오페라 아리아와 피아노, 바이올린 협연 등 다양한 레퍼토리가 펼쳐진다.
이 시대 최고의 바리톤으로 꼽히는 뤼도비크 테지에가 마스네의 오페라 타이스에 나오는 ‘내가 태어난 죄 많은 도시’를 부른다. 이탈리아 대표 테너 프란체스코 데무로도 에펠탑 아래 선다. 데무로는 푸치니의 투란도트 중 ‘네순 도르마(아무도 잠들지 말라)’로 감미로운 음색과 우아한 벨칸토 창법을 선보인다. 테지에와 데무로 두 오페라 스타의 듀오 무대를 보고 듣는 재미가 쏠쏠하다.
2023년 ICMA(국제클래식음악상)에서 ‘올해의 아티스트상’을 받은 소프라노 에르모넬라 야호, 프랑스의 국민 소프라노 마리 로르 가르니에, 프랑스 오페라 해석의 귀재로 불리는 메조소프라노 스테파니 두스트락 등 유명 여성 성악가들도 나온다.
러시아 피아니스트 다닐 트리포노프는 프랑스 국립 관현악단과 라흐마니노프의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광시곡’을 협연한다. 트리포노프는 차이콥스키·루빈스타인·쇼팽 콩쿠르 등 최고 권위의 경연대회를 석권하고, 도이치 그라모폰이 선정한 ‘올해의 예술가상’, 프랑스 문화예술 공로훈장 ‘슈발리에’ 등을 수상한 특급 피아니스트다. 탁월한 테크닉과 호소력 짙은 음악성이 돋보인다는 평가다. 데뷔 음반으로 그래미상을 받은 노르웨이 출신 바이올리니스트 빌데 프랑은 웅장하고 다채로운 바이올린 협주곡 랄로의 ‘스페인 교향곡’을 연주한다.
아름다운 영화음악 선율도 곁들여진다. 프랑스 영화 음악가 미셸 르그랑이 작곡한 영화 ‘토마스 크라운 어페어’ 주제곡인 ‘내 마음의 풍차’를 라디오 프랑스 소년소녀합창단이 들려준다. 소프라노 프리티 옌데는 프랑스 국민가수 에디트 피아프의 대표곡인 ‘라 비 앙 로즈’(장밋빛 인생)를 부른다. 옌데는 다채로운 발성과 화려한 비브라토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흑진주’라는 별명이 붙은 인물이다. 이번 파리 에펠탑 콘서트 공연은 23일 일요일 오후 4시에 재방송으로 볼 수도 있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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