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7월 18일 10:39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콘텐츠 제작사 빅텐츠가 바뀌는 공모주 수요예측 적용 첫 사례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7월 이후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는 수요예측 ‘허수성 청약’을 방지하기 위한 주금납입 능력 확인이 적용된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빅텐츠는 전날 코스닥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대표 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다.
빅텐츠는 ‘발리에서 생긴 일’과 ‘쩐의 전쟁’, ‘대물’ 등을 만든 드라마 제작사다. 자체 보유한 지식재산권(IP)을 기반으로 콘텐츠 판권과 음악, 광고 수익도 올리고 있다. 작년 패션 기업 F&F에 인수된 곳으로 작년 매출은 322억원, 영업이익은 17억원을 올렸다.
공모주식 수는 46만8200주로 100% 신주모집이다. 공모가 희망 범위는 2만1000~2만3000원을 제시했다. 공모가 기준 공모액은 98억~108억원, 예상 시가총액은 660억~723억원이다.
일반 IPO 기업(스팩 제외) 중 7월 이후 증권신고서 제출한 첫 사례다. 증권신고서 정정 등의 변수가 있지만 수요예측에 참여하는 기관투자자의 주금납입 능력을 확인해야 하는 1호 기업이 될 가능성이 높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5월 허수성 청약 방지를 위해 인수업무 규정을 개정했다. 7월 이후 증권신고서를 신규 제출하는 기업부터 수요예측 참여 기관이 자기자본이나 펀드 AUM(운용자산)을 초과하는 주문을 넣는지 여부를 주관사가 확인해야 한다.
주금납입 능력을 초과한 주문을 넣은 게 확인되면 해당 기관투자가는 3년간 수요예측 참여가 제한된다. 주금납입 능력을 확인하지 않고 공모주가 배정된 경우엔 주관사가 과태료 등의 제재를 받게 된다.
최근 IPO 수요예측에는 2000곳에 달하는 기관이 참여하는 추세다. 주관사 입장에선 이들이 제출하는 확약서를 일일이 점검해야 하는 부담이 생겼다. 증권사마다 제도 변경을 앞두고 전산시스템 등을 구축했지만 실제 적용 과정에서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몰라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를 피하기 위해 지난 6월 30일 하루에만 IPO 기업 6곳이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는 이례적인 모습도 나타났다.
IB 업계 관계자는 “허수성 청약이 사라지면 외부에 공개되는 경쟁률은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며 “앞으로는 기존 경쟁률 숫자가 아니라 주문이 공모가 희망 범위 어느 곳에 몰렸는지는 따지는 가격 분포도가 더욱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요예측 기간도 늘었다. 빅텐츠는 7월 28일부터 8월 3일까지 5영업일 간 진행한다. 수요예측 기간을 2영업일에서 5영업일 이상으로 늘리라는 금융위의 권고에 따른 것이다. 기간을 늘려 수요예측이 내실화를 꾀하겠단 의도다.
다만 이를 놓고 실무진 사이에선 여전히 실효성에 대한 의구심을 드러내고 있다. 한 증권사 IPO 담당자는 “기관들은 수요예측 마지막 날 마감을 앞두고 경쟁률과 가격 분포 등을 따져 주문을 넣는 경우가 대다수”라며 “수요예측 기간이 늘어난다고 해서 이전과 다른 모습이 나타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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