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증권이 서울 을지로 본사 사옥 매각을 추진한다. 연내 자기자본 3조원을 넘겨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자격 요건을 갖추기 위해서다.
1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최근 주요 임원진을 비롯한 경영회의에서 내년 상반기 중 종합금융투자사업자를 신청한다는 내용의 단기 경영목표를 공식 설정하고 실행 계획을 논의했다.
종투사는 별도기준 자기자본 3조원이 진입 요건이다. 이 요건을 충족한 증권사가 종투사 지정을 신청하면 금융위원회가 검토해 승인하는 구조다. 국내 61개 증권사 중 종투사 문턱을 넘은 곳은 9곳뿐이다. 대신증권은 그간 차기 종투사 진입 유력 후보로 꼽혀왔다. 종투사가 아닌 증권사 중 유일하게 자기자본이 2조원을 넘어서다. 대신증권의 별도 자기자본은 2조493억원이다.
대신증권은 요건 충족을 위한 나머지 '실탄' 마련을 위해 연내 각종 방안을 동원할 전망이다. 일단 을지로 본사 사옥을 비롯한 국내외 자산 일부를 매각한다. 계속 보유하는 건물 일부에 대해서는 자산 재평가도 실시한다.
매각 대상은 대신증권 본사 사옥인 '대신343(옛 대신파이낸스센터)'가 대표적이다. 건축연면적이 5만3369.33㎡인 지하7층~지상26층 건물로 매각 금액은 6000억~7000억원 가량으로 추정된다. 서울 을지로 한복판에 있어 그간 운용사 등으로부터 매각 제안이 꾸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업계에선 평(3.3㎡)당 4000만원선에 거래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대신증권은 2014년 약 1400억원에 부지를 매입해 1030억원가량 공사비를 들여 건물을 지었다. 건물엔 대신증권, 대신F&I를 비롯한 대신 계열사, 티맵모빌리티 등이 입주해 있다.
그간 키워온 계열사의 배당도 자금줄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대신증권은 그간 에프앤아이, 저축은행, 자산신탁 등 금융과 부동산을 아울러 사업다각화를 해왔다. 일부는 이미 결실이 나고 있다. 대신증권이 2014년 인수해 지분 100%를 보유한 대신에프앤아이는 NPL비즈니스 선도 기업 중 하나다. 대신프라퍼티는 서울 한남동의 고급주택 '나인원한남'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계열사까지 포함한 대신증권의 연결 자기자본은 작년 말 기준 2조7229억원이다.
대신증권이 본사 매각 카드까지 꺼내며 종투사 진입을 노리는 것은 최근 금투업계가 자본력을 바탕으로 한 대형사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까닭인 것으로 풀이된다. 보다 확실한 외연 성장을 위해선 '종투사 서클'에 들어가는 게 훨씬 유리하다는 얘기다.
종투사로 지정되면 각종 사업 여지가 새로 열린다. 일단 기업 신용공여 한도가 자기자본의 100%에서 200%로 늘어난다. 헤지펀드 거래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도 할 수 있다. 이달 초엔 외화 일반환전 업무도 종투사 9개사에만 허용됐다.
선한결/박의명/류병화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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