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에서 한국으로 밀반입이 시도된 불법 마약류 72㎏이 관세 당국에 적발됐다. 215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규모다.
관세청은 지난 3월부터 4개월 간 태국 관세총국과 2차 합동 단속 작전(작전명 사이렌Ⅱ)을 벌여 태국에서 한국으로 밀반입 시도가 이뤄진 불법 마약류 72㎏(49건)을 적발했다고 18일 발표했다. 지난해 양 기관이 1차 합동 단속을 통해 잡아낸 불법 마약류(15건·27.7㎏)보다 배 이상으로 많은 규모다.
이번에 적발된 불법 마약류 중에는 필로폰과 카페인을 혼합해 복용하기 쉽도록 알약 형태로 만든 메스암페타민(필로폰) '야바'가 46.3㎏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필로폰 11.8㎏, 대마초 8㎏, 케타민 3.8㎏, 기타 2.3㎏ 순이었다. 215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고, 13만명을 중독시킬 수 있는 양이다.
관세청은 국내 외국인 근로자를 중심으로 유행하는 야바 적발이 1년 새 2.7배(17.3㎏→46.3㎏) 급증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양국 합동 단속에서 잡히지 않았던 대마초가 이번에 적발됐다는 점도 이목을 끌고 있다. 관세청은 작년 6월 태국에서 대마초가 합법화된 영향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단속 실적을 밀수 경로 별로 보면 국제 우편(25건)이 51%로 가장 많았다. 이어 특송화물(20건) 41%, 항공 여행자 휴대품(4건) 8% 순이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비대면 거래가 확산하면서 추적이 어려운 국제 우편과 특송 화물을 이용한 밀수가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국내에 밀반입되는 필로폰 상당수는 태국·라오스·미얀마 등 이른바 '동남아 골든트라이앵글'에서 출발한다. 이 중 태국은 국내에 밀반입되는 필로폰의 최대 공급국이다. 지난해 국내에서 검거된 외국인 마약 사범 중 태국 국적은 991명(39%)로 가장 많았다.
관세청과 태국 관세총국은 양국 사이에서 이뤄지는 마약 밀반입의 심각성에 공감하고, 특별 단속 체제를 상시 합동 감시 체제로 전환하기로 했다. 아울러 관세청 정보요원을 태국 관세총국에 파견할 예정이다.
한창령 관세청 조사국장은 "마약류 공급지와 소비지 관세당국 간 합동단속이 마약류 밀수 차단을 위한 효과적인 수단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마약류 공급지역 국가들과 합동단속을 확대하고 해외 마약 정보와 첩보 수집 역량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관련뉴스